전세사기 피해사망자 추모제
사진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사망자 추모제가 열린 지난 3월 6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광장에서 피해자모임 회원과 시민들이 촛불을 나누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20억원대 전세사기를 저지른 이른바 '건축왕'의 또 다른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께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2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함께 거주했던 지인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월까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빌라에 2019년 입주한 뒤 2021년에 전세보증금을 9천만원으로 올려준 A씨는 최우선변제 대상이었지만, 대책위에 괴로움을 호소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선변제가 이뤄져도 전세보증금의 절반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A씨 전셋집은 경매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월28일에도 대책위에서 활동했던 30대 남성이 정부 대책이 실망스럽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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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사망자 추모제가 열린 3월 6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광장에서 피해자모임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보증금 받지 못할 상황 괴로움 호소
대책위 "경매 중지 행정명령해야"


대책위는 이날(14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 경매를 중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정부는 오는 5월부터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5월 이전에 경매가 완료되는 피해자들은 지원받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가 많다"며 "대책위에서 정부와 법원에 한시적으로 경매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경매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금융기관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한시적인 경매 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며 "버팀목전세자금대출 기준 완화와 대환대출 적용 등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다"고 했다.

대책위는 오는 5월까지 매각될 것으로 보이는 피해 가구를 260여 가구로 추산했다. 이들 가구는 5월에 출시되는 대환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www.spckorea.or.kr)와 인천시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ispc.or.kr)에서 거주지 인근 자살예방센터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