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는 지난 3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문점애(화성금곡초등학교 교장), 김민준(성남시 청년정책협의체 위원),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김명하(안산대학교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민원업무 점심 휴무' 균형잡힌 시각 다뤄
'건축왕 120억 전세사기' 적나라하게 파헤쳐
'사립유치원교사 처우 개선' 지속보도 원해
위원들은 <[경인 WIDE] "다 잡아가면 농사는…" 절박한 농촌의 절규>(3월26일자 1·3면 보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렸다.
김명하 위원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실태는 개선되어야 할 문제임에도, 영세 농가에게 그 책임을 모두 지울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단속을 잘 짚은 기사"라면서 "유사한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 등의 사례를 통해 대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했다.
김민준 위원은 "이주민 단체 등에서 거듭 지적하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 없이 쉽게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게 되면 구조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면서 "일손 충원이 필요한 농가의 입장만큼, 그곳에서 일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청취하는 후속 보도들을 바란다"고 했다.
'민원인 점심 휴무제'를 다룬 <[경인 WIDE] 밥은 먹어야 할 공무원 vs 밥도 거르고 온 민원인>(3월6일자 1면 보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조용준 위원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공무원 점심시간에 관해 공무원 노조와 시민들의 상반된 입장을 알기 쉽게 정리해서 좋았다"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초점을 맞췄지만, 시민의 행정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는 공무원의 존재 이유를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김민준 위원은 "공무원들의 노동 강도와 질이 개선되어야 민원인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점은 자명하지만 민원인과 공무원이 서로 대립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기사에서 언급하듯 민원실 운영 시간과 방법을 조례로 달리 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안타까운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를 일찍이 집중 분석한 <[이슈&스토리] 인천 미추홀구 120억대 전세사기… 세입자들 '주거불안'>(3월17일자 10면 보도)에 대한 호평도 있었다.
황의갑 위원은 "인천·경기권에 다량의 물건을 보유하고 있는 건축업자의 속임수와, 피해를 입은 세입자의 극단적 선택 등 일련의 사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쳤다"면서 "특히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정보 불균형 문제를 짚어주면서, 경매 중지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범정부 TF구성이 절실하다는 대책을 촉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보도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유혜련 위원은 <[뉴스추적] '번식장 폐쇄' 캠페인 서명자 급증>(3월16일자 7면 보도) 등 양평 개 번식장 대량학살사건 관련 보도에 대해 "허가를 받은 번식장에서조차 학대행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면서 "개정되는 동물보호법 시행 이후 관련 처벌 강화와 단속 확대의 효과에 대한 후속취재를 기대한다"고 했다.
3·1절에 보도된 <[현장르포] 백마장·삼산동·서곶에 남은 '풀지 못한 숙제'>(3월1일자 5면 보도)에 대해 문점애 위원은 "현재 잔존하는 일제 문화가 아직도 우리 지역명, 학교명, 지역관공서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잘 지적해준 내용이었다. 꼭 3·1절이 아니더라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주제"라고 짚었다.
<[영화 리뷰] 본적 없는 판타지 속 어른, 몇 번이고 대체될 '다음 소희'>(3월9일자 15면 보도)에 대해 김명하 위원은 "사회를 바라보는 기자의 관점이 함께 읽혔고,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일상에 균열을 내는 문장들에 공감이 됐다"면서 "언론은 중립적 입장에서 사실을 전하는 소명을 갖지만 이렇게 연민하고 슬퍼하고 부끄러워하는 관점을 가진 기자들이 있기에 목소리 내기 어려운 이들의 사연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평했다.
후속 취재를 바라는 일부 평가도 있었다. 조용준 위원은 <[여러분 생각은?] 경기도민 혈세 주고… 소수 혜택 '통행료 동결' 맞을까>(3월23일자 1면 보도)에 대해 "세금 사용처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다루며 1면부터 독자들의 이목을 끄는 좋은 기사로 판단"하면서도 "고속도로 요금은 비순수공공재(요금재)이므로 수도, 전기, 도시가스 사용료와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경제학 전문가의 의견을 더하여 깊이를 더하면 좋겠다"고 짚었다.
<안양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되나>(3월10일자 6면 보도)에 대해 김명하 위원은 "처우 개선은 반갑지만 국공립과 달리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영유아 지원뿐 아니라 교사 지원도 지역에 따라 다르고, 결국 영유아시기부터 지역마다 출발선을 다르게 만든다"면서 "도내 전반의 지원 현황은 어떠하고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의 교사처우 격차 해소를 목표하는 '유보통합'의 관점에서는 어떠한지 전문가 취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다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정리/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