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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한 전세사기 피해자의 발인이 치러진 20일 오후 피해자가 거주하던 주택 공동현관문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2023.4.2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청년 3명을 죽음으로 내몬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인 속칭 '건축왕' 측의 말뿐인 피해 변제 계획에 피해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건축업자 A(61)씨가 속한 업체 '행복공간을만드는사람들' 측은 조만간 '미추홀구 2800세대 전세사고(전세사기 등 포함) 임차인에 대한 인천시 지원 방안에 대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인천시에 보낼 예정이다.

업체측 인천시에 지원책 제안 예정
"임차인 안정… 구상권 청구" 설명

이날 A씨 측이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등에게 공유한 A4용지 4쪽 분량의 제안서에는 "국토부 등이 전세 피해 임차인을 법률 지원, 긴급 주거 지원, 저리 대출 등 여러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전세금 미반환 피해를 완전히 해소시키는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전세금 미반환 경매 진행 세대에 경매 자금 긴급 대출 등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 측은 경매에 나온 집을 인천시나 LH가 매입해 임차인에게 임대하거나 인천시가 임차인들에게 경매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A씨 법률대리인은 이날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세금 반환을 위해 A씨가 소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부단히 노력 중"이라면서도 "자산 매각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인천시나 정부가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임차인들의 안정을 위해 우선 나서 달라는 취지"라고 했다.

이어 "피해 회복에 쓰인 예산은 이후 A씨에게 구상권 청구 등을 통해 돌려받으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피해자 B씨는 "왜 본인들이 해야 하는 일을 인천시와 정부에 떠넘기느냐"며 "피해자들에게 헛된 희망만 심어주고 변제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세금 반환·합의는 현재까지 전무
"헛된 희망뿐 변제계획 전혀 없어"

A씨 측은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무렵부터 피해 변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A씨 법률대리인도 지난해 12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재산을 처분해서라도 피해 변제 보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변론한 바 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A씨 측의 피해 변제(전세보증금 반환이나 합의 등) 등이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A씨 측은 지난 1월에도 피해 변제를 위해 '임차인들이 직접 전셋집을 구매하거나 경매에서 낙찰받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피해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 과정에서 A씨 측은 '자살·구속 등 임대인이 부재 시 (전세보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언론 보도 절대 자제해야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피해자들을 회유(1월27일자 1면 단독 보도=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고소당한 건축업자, 언론 보도 자제 요구해 '원성')하기도 했다.

A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세입자 161명에게 전세보증금 12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피해 금액과 피해자 수는 수사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변민철·백효은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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