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이모(32)씨는 부쩍 '일품진로' 등 프리미엄 소주를 찾는 일이 늘었다. 최근 판매되는 일반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부쩍 내려가서다. 이씨는 "알코올 도수가 계속 내려가다 보니 여러 병을 마셔야 취한다. 그런데 프리미엄 소주는 일반 소주보다 도수가 높다보니 여러 병 마시지 않아도 돼서 손이 자주 간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소주를 즐겨 마신다는 직장인 박모(31)씨 역시 "요즘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낮다 보니 다음날 머리가 아픈데, 순도가 높은 술들은 숙취가 덜하다는 인식이 있어 프리미엄 술을 찾게 된다"고 밝혔다.
알코올 도수 16도인 '진로 제로슈거', '처음처럼 새로'가 각광받는 등 낮은 도수의 소주가 주류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도수가 높은 프리미엄 소주 역시 MZ세대들의 눈길을 끌면서 양극화 상황을 보이고 있다. MZ세대의 '위스키 붐'과 맞물린 현상으로 해석된다.
프리미엄소주 매출 58% 증가
같은기간 20대 소비 60% 늘어
'가치소비 경향과 부합' 분석
24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9일까지 프리미엄 소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별로는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광주요그룹 '화요', 배상면주가 '느린마을증류주', 더한주류 '서울의밤', 원스피리츠 '원소주스피릿'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 소비층 매출이 무려 60% 늘었다. 도수가 높고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이유로 한때 '아저씨 술'로 취급받던 프리미엄 소주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아저씨 술' 이미지에서 '힙한 술'로 변모해 오픈런 현상을 숱하게 낳고 있는 위스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높은 도수의 소주는 소량에도 취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소주에 대한 관심이 MZ세대의 '가치소비' 경향과 맞물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위스키 붐'과 맞물려 이마트에선 양주 매출이 소주 매출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 이마트에선 양주 매출이 소주보다 3.6%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