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건축왕'이 지은 신축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밀집지역을 비롯한 전세사기 피해 가구가 몰린 인천 미추홀구에는 빈집도 유독 많다.
구도심 역세권과 대로변을 따라 건축왕의 전세사기 피해 대상이 된 주거용 건물들이 우후죽순 난립한 '상업지역의 주거지화' 현상(4월20일자 1면 보도=[미추홀구 '건축왕' 전세사기] '경인로' 따라 피해 건물들… 구도심 약점 먹잇감 됐나)과 미추홀구 주택가에 빈집이 늘어나는 공동화 현상이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 전체 중 공가 857채 21.6% 최다
도심 쇠퇴로 인한 공동화 현상 원인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7~2019년 10개 군·구 조사를 취합한 인천 전체 빈집(공동주택 제외)은 3천976채다. 이 가운데 미추홀구가 857채(21.6%)로 가장 많고, 중구 672채(16.9%), 부평구 661채(16.6%) 순이다. 빈집이 가장 적은 연수구는 33채에 불과하다. 미추홀구 빈집은 2019년 조사 기준으로 2위 중구보다 185채 많고, 연수구보다는 무려 824채나 많다.
미추홀구청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미추홀구는 인천 구도심이 생겨날 때부터 주거 밀집 지역이 형성돼 다른 지역보다 수십 년 된 노후 주택이 많다"며 "타 지역 신도시 등으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지역 내 도시 개발이 적어 빈집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토지이음'에서 미추홀구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숭의동 역세권부터 주안동 역세권까지 경인로를 따라 다리를 놓듯 상업지역이 지정돼 있다. 미추홀구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 건물들이 몰려 있다. 인천시가 파악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가구는 2천400여가구다.
전세사기 피해가 많은 미추홀구 상업지역 바깥쪽으로는 단독주택이나 빌라·다세대주택 등이 많은 일반주거지역(주로 제1~2종)과 준주거지역이 넓게 지정돼 있다. 이들 주거지역에 빈집이 주로 분포한다. 역세권과 대로변에는 전세사기 피해 건물들이, 그 안쪽 주거지역엔 빈집이 몰려 있는 양상이다. → 분포도 참조

상권 쇠락→빈 가게 증가→주민 이탈
용적률 높은 상업지구 오피스텔 대체
도심 공동화 현상은 상권이 먼저 쇠퇴해 빈 가게가 늘어나게 되고, 그다음 주거지역에서 주민들이 떠나는 순서로 일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추홀구도 역세권 등 상업지역 상권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주거지역 정주 여건도 나빠져 빈집이 늘었다. 침체한 상권은 상업지역의 높은 용적률을 활용한 주상복합,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들로 채워졌다. 국토계획법상 제2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은 최고 250%이고, 일반상업지역은 최고 1천300%다.
미추홀구 상업지역에 주거용 건물이 난립하자 그 배후에서 점차 비어가는 주거지역은 공동화가 더욱 가속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구도심 상업지역의 수요가 채워지지 않은 자리에 오피스텔 등 주거용 건물이 계속 들어서는 상황"이라며 "정작 상업지역 주변 주거지역은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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