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내달 중순 인천 부평 미군기지(캠프 마켓) 내 일본육군조병창 병원 건물 현장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법원 판단이 조병창 병원 건물을 존치할 수 있는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지방법원은 내달 19일 캠프 마켓 내 조병창 병원 건물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한다. 법원은 조병창 병원 건물 구조, 안전성 등 시민사회와 국방부가 조병창 병원 건물 존치 여부를 놓고 대립했던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이번 현장 검증은 지난달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소속 대표 3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문화재청·재단도 철거 반대나서
서면자료 부족 판단 신중히 접근


법원이 현장 검증을 결정한 배경에는 조병창 병원 건물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조병창 병원 건물을 두고 인천 지역사회는 물론 문화재청, 동북아역사재단 등 정부기관도 과거 근대문화유산이라는 데 공통된 의견을 내놓으면서 철거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상황이라 법원이 소송대리인 서면 자료로는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조병창 병원 건물은 수년간 존치냐, 철거냐를 두고 지역사회에서 치열하게 논의를 거듭한 사안으로, 재판부도 신중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재판부가 절차적으로도 충분하게 검증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에는 그만큼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 관계자는 "조병창 병원 건물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현장 검증이 긍정적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역사를 담은 근대문화유산이 또 사라져선 안 된다"고 했다.

일본육군조병창 역사문화생태공원 추진협의회는 지난달 인천지법에 국방부를 상대로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국방부는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준비를 마무리한 상태에서, 이번 가처분 신청에 따라 철거 작업을 중단했다.

추진협 "문화유산 사라지면 안돼"
가처분 인용땐 '원형보존' 힘실려


지역사회에서는 수년간 조병창 병원 건물을 두고 '오염토양 정화'와 '건축물 보존'이라는 두 가지 입장이 대립했지만 국방부와 인천시 결정에 따라 철거 절차가 추진됐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조병창 병원 건물 존치·철거를 두고 법률상 조정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인용 또는 기각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철거 위기에 놓인 조병창 병원 건물을 원형 보존하는 방안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인용하지 않을 경우, 철거 가능성이 높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