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계획이 있는 젊은 여성들이라면 자궁 건강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궁이 건강하지 않으면 난임이나 유산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궁 물혹'이라 불리는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이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자궁근종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37만7천명에서 2021년 60만7천명으로 크게 늘었다.
장호진 아인병원 산부인과 과장(산부인과 전문의)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생리의 양이 많아지거나 생리통이 극심해질 때, 생리 때가 아닌데 자궁 출혈이 있으면 근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를 방치해 주변 장기를 누를 정도로 근종이 커지면 잦은 소변과 변비, 또는 배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생리 아닌데 출혈땐 의심·뱃속 덩어리 만져지기도
젊은층 발병 늘어… 2017년 대비 작년 20대 55% ↑
임신 영향땐 수술을… 위험성 낮춘 '로봇수술' 관심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의 자궁근종 발병률이 높아졌다. 2017년 대비 2021년 자궁근종 환자 수는 20대에서 55.4%가 늘었다. 30대에서는 44.3%, 40대에선 35.7%가 증가했다. 출산 계획이 있는 여성이라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근종 크기가 작다면 정기 초음파 검사를 받으며 추적 관찰만 해도 된다. 자궁 안에 넣는 호르몬 루프 '미레나' 또는 팔에 심는 '임플라논' 등 약물치료도 가능하다.
그러나 근종의 크기가 커 일상생활이나 앞으로 임신에 영향을 줄 상황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배에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 '복강경', 질을 통해 자궁 내부로 진입하는 '자궁경', 고출력 초음파를 이용하는 '하이푸시술' 등이 있다. 요즘은 '로봇수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장호진 과장은 "로봇수술은 인체의 관절을 모방해 일반 복강경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며, 여러 방향으로 자궁에 접근할 수 있다"며 "개복술에 필적할 정도로 잘 꿰맬 수 있어 차후 출산 시 자궁파열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향후 임신 계획, 근종의 크기와 위치, 나이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근종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다양한 치료법을 모두 모색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근종 발견이 늦을수록 가임력 보존에 불리하므로 정기적이고 꼼꼼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