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90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하려다 적발됐던 마약 조직이 국내에서 조직원을 모아 다시 범행을 시도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부장검사·김연실)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감시책 A(32)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월 미국에서 항공 특송화물로 보낸 필로폰 2.2kg을 2차례 나눠 국내로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약을 책 모양 상자 안에 넣고, 외관을 석고로 둘러 응고시켜 이중 은닉하는 등 신종 수법을 사용해 마약을 밀수하려다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됐다.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감시책, 마약 수령·유통책, 국내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미국에 머무르는 총책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9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몰려 들여와 지난 1월 기소된 일당(1월13일자 4면 보도=인천지검 '900억 상당' 마약 밀수 조직원등 6명 검거)과 같은 조직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조직원들이 수사에 적발되자 조직을 재건하기 신규 조직원을 모아 범행을 시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 검찰·마약단속국(DEA) 등과 협력해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총책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며 "이들 조직과 연관된 국내 유통 사범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A씨 등 5명 비롯해 여행객으로 가장하거나 항공화물에 은닉해 마약류를 밀수한 내·외국인 총 66명을 입건하고, 그중 25명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전체 마약류 밀수사범 1천392명 중 인천에서 적발된 사범은 630명(45.3%)이었다. 올해 1~2월에도 전체 마약류 밀수사범 161명 중 52.2%인 84명이 인천에서 적발됐다.
인천지검이 올해 압수한 필로폰도 지난해 같은 기간(32.1kg)보다 늘어난 44.1kg로 나타났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