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은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다. 글쓰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 유명작가들의 강의를 찾아 듣고 글쓰기 관련 책도 읽어보지만, 별무신통인지라 글 쓰는 능력은 그저 타고나는 것이려니 하고 체념하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 능력은 타고나는 측면도 있지만,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계발, 발전할 수 있다.
글쓰기에 왕도나 비법 같은 것은 없으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북송 시대 문인이자 서예가로 널리 알려진 구양수(1007~1072)가 제시한 삼다법(三多法)이 그렇다. 이를 위문삼다(爲文三多)라고 하는데 요즘 식으로 풀어 말하면 다독(多讀)·다작(多作)·다상량(多商量)이다. 즉 많이 읽고 써보고 사색하라는 것이다. 다상량은 많이 생각하라는 뜻도 되지만, 많이 고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자인야(文者人也)란 말은 어의 그대로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람마다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듯 같은 주제를 주고 글을 써보라고 하면 백이면 백 글이 모두 다르다. 글에서는 그 사람의 개성과 실력과 생각이 고스란히 다 드러난다. 글은 그 사람을 가리키는 영혼의 지문이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AI가 나와서 어떤 주제의 글이든 척척 써내는 첨단기술시대라 하지만 내가 최소한의 역량도 갖추지 못한 채 기계에 의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제 아무리 AI시대가 온다 해도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언어능력과 글쓰기와 소통 능력은 필수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데는 책과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글쓰기 관련 서적을 읽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꾸준히 읽고 쓰다 보면 문리가 나게 돼 있다.
지난 23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책의 날'이었다. '책의 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요즘 대형서점과 출판사들이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지 않으니 책값은 더 올라가고, 책값이 오르니 책을 더 읽지 않게 된다. 여기에 영상매체와 유튜브에 AI까지 나와 사람들이 갈수록 책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생각의 힘을 기르고 글쓰기 능력을 갖추는 데는 독서와 연습이 최고의 방법이요, 비법이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