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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 외벽에 '전세금'반환을 요구하는 현수막 위로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2023.4.1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수원시 팔달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25)씨는 최근 임대인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쩍 시름에 잠겼다. 이씨는 1억6천500만원에 오피스텔 전세 임대차 계약을 했는데, 새 집주인이 해당 호실을 1억4천만원에 산 것을 알게 돼서다. 부모님과 함께 부동산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본 이후에도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씨는 "최근 인천부터 동탄까지 곳곳에서 전세 사기가 발생해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부모님도 걱정이 컸는지 부동산에 가서 문제가 없는지 이것저것 알아봤다"며 "불안해서 앞으로 오피스텔 전세는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수도권 곳곳에서 빌라·오피스텔 등에 대한 전세 사기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이후, 임대차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선순위 근저당이 잡혀있는 매물을 꺼리는 분위기가 거세진 것은 물론, 이씨처럼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문제가 없는지 물어보는 임차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회복되는 상황 속에서도 전세 사기 논란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거래는 감소하는 모습이다. 


건수 지난달대비 절반수준으로
"근저당 매물은 거들떠도 안봐"
전체 분위기 회복 상황과 역행


26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4월 도내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전세 거래 건수는 1천229건으로 3월(2천279건) 대비 46%(1천50건) 감소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연립·다세대주택 전세 거래 건수도 1천258건으로 3월(2천259건)의 절반 수준이었다.

아직 실거래 신고 기간이 남아 변동될 가능성은 크지만, 3월 거래량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전세 사기 논란 이후 경기도 일대에서 오피스텔, 빌라 전세 거래가 사실상 실종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순위 근저당이 잡혀있는 주택은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얘기다.

지난 25일에 만난 동탄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깡통전세 및 전세사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후, 오피스텔이나 빌라 전세를 찾는 이가 사라졌다"면서 "몇몇 임차인들은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이 문제가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의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도 "전에도 융자가 있는 매물은 꺼리는 분위기였지만, 전세 사기 논란 이후엔 더더욱 기피하고 있다. 오피스텔, 빌라 전세 거래는 당분간 실종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한 누리꾼이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주택인데 비교적 양호한 조건이고 너무 이사 가고 싶은 곳임에도 전세로 들어가도 될지 (최근 사태 때문에) 고민된다'고 토로하자 "근저당 없는 매물 구하기가 정말 어렵긴 하지만 워낙 요새 불안하니 고민 많이 해야 한다" "나 같으면 무조건 안 간다" "자기 재산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