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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 R&D(연구개발) 인력 약 370명이 한꺼번에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로 전환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연구 인력 등이 근무하는 인천 동구 화수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전경. 2023.4.30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지역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인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 R&D(연구개발) 인력 약 370명이 한꺼번에 판교에 위치한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로 전환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주요 기업의 우수 연구개발 인력이 인천을 대거 떠난 것인데 인천시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못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계 부문 집적화 방침 따라
글로벌연구개발센터로 전환 배치


30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회의원이 HD현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 인천공장 연구직 367명이 지난해 12월 판교에 있는 글로벌연구개발센터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인천공장에는 연구직 직원 517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 중 367명이 판교로 전환 배치되면서 150명(2023년 3월 기준)만 남아 있는 상태다. 연구직 직원이 대거 판교로 이동하면서 인천공장 전체 직원 수도 기존 2천21명에서 1천648명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3월 기준 인천공장 직원은 연구직 150명, 일반직 447명, 생산직 1천61명 등 총 1천648명이다.

HD현대는 지난 2020년 경영난을 겪던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뒤 전국에 분산돼 있던 건설·기계부문 연구개발 인력을 판교 글로벌연구개발센터로 집적화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연구 인력도 이런 회사의 방침에 따라 판교로 전환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市, 사실파악 못하고 대응책도 없어
인천 R&D 근무 전국比 3.93% 불과


인천지역 대형 사업장에서 이 같은 연구 인력 유출 상황이 발생했지만 인천시는 최근까지 사실 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이에 따른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관계자는 "HD현대인프라코어 연구개발 인력이 (판교로) 이동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미 인력이 떠난 상황이라 현재 손 쓸 방법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인천테크노파크가 운영하는 '인천 R&D 관리시스템'을 보면 2020년 기준 전국에서 인천지역 연구 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3.93%에 불과한 실정이다. 2010년 3.69%와 비교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을 유치했지만 지역 내 연구개발 인력은 많이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허종식 의원은 "HD현대 측에 연구 인력 유출에 따른 신규 인력 충원과 투자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으나, 미온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대기업이 인천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인프라코어 인천공장 연구개발 인력이 판교로 이동한 것은 맞지만, 해당 인력이 인천과 판교를 오가며 근무하고 있다"며 "회사 경쟁력 강화 결정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