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201000098100003141.jpg
시흥일꾼지역자활센터가 자활사업비를 무단 전용해 최신 기종의 각종 고가 사무용기기를 구입한 뒤 창고에 쌓아둔 채 방치하고 있다. /독자 제공

매년 30억 국가·지자체 지원 받아
일부 사무기기·소모품 구입 적발
"회계 담당자 실수"… 市 "고발"


차상위 계층 근로자 고용 대가로 지원되는 생계형 자활사업비가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사업 위수탁을 받은 사회복지법인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2일 시흥시에 따르면 시흥일꾼지역자활센터가 국비와 도·시비로 운영되는 차상위계층 근로자 자활사업비 일부를 사무용기기 및 부대소모품 구입비 등으로 무단 전용한 사실이 발각돼 최근 시로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통보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천주교 수원교구 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시흥일꾼지역자활센터(이하 일꾼센터)는 1992년 천주교 수원교구 노동사목 시화일꾼의 집 개원 미사로 문을 연 이후 최근 해마다 30억여 원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아오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활사업비는 차상위계층 근로자들을 센터가 마련한 일터에서 근로시키는 대가인 생계형 임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또 자활사업 운영에 필요한 각종 재료비와 부대경비 등도 포함된다.

일꾼센터는 매년 사업계획서를 작성에 관할 감독기관인 시에 사전승인을 얻어 집행해야 하고 목적사업 변경이 필요할 경우 사전 변경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꾼센터는 지난해 당초 사무비 집행비 중 2천500여 만원을 각종 사무용기기 구입비(재산조성비)로 멋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구입한 사무용기기 상당수는 최고가 기종으로 구입한 뒤 창고에 방치되고 있다. 사무용기기 종류도 업무용 컴퓨터에서부터 렌즈, 공기청정기, 카메라 등 다양하다.

2023050201000098100003142.jpg
시흥일꾼지역자활센터가 자활사업비를 무단 전용해 최신 기종의 각종 고가 사무용기기를 구입한 뒤 창고에 쌓아둔 채 방치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 밖에도 일꾼센터가 운영하는 일터인 사업단으로 보내는 물품 지급도 출납대장조차 없이 주먹구구로 부실관리되고 있는가 하면 물품구입 대가로 적립되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특정 개인으로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유병훈 관장은 "시의 사전승인을 얻지 못하고 집행한 일부 사안은 인정하지만 회계담당자의 단순 실수이며 포인트 개인 적립도 계약직 임시직원의 개인 일탈로 퇴사 이후 알게됐다"며 "시에 충분한 소명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복지법인과 일꾼센터 측에 행정처분 예고에 대한 의견을 요청한 상태"라며 "사실관계 확인 뒤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흥/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