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暗號)화폐는 디지털 가상자산이다. 일본의 법정 용어는 '가상(가想)통화'이고, 중국은 '허의(虛 )화폐'라 부르고, 우리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2019년부터 '가상(假想)자산'으로 법정용어를 통일하는 중이다. 가짜, 허구를 뜻하는 명칭에 담긴 부정적 의미는 직관적이다. 한·일이 거래는 인정하면서 화폐의 기능을 부정하고, 중국은 아예 거래마저 불법으로 규정한 배경이다.
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이 원조인 암호화폐의 작동 원리는 난해하다. 카지노에 비유하자면 현금 대신 사용하는 칩 자체가 도박 수단이 된 셈이다. 카지노 밖에선 의미 없는 플라스틱 쪼가리에 현금을 쏟아붓고, 알 수 없는 등락구조에 따라 어떤 이는 대박을 치고 다른 이는 쪽박을 차니 요령부득이다.
암호화폐 통화 구조가 캄캄한 가상공간이다 보니 악당들에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 지난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해킹으로 10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테러단체와 마약밀매 등 각종 범죄 조직들의 단골 거래수단도 암호화폐다. 검은 돈의 은신처와 세탁기가 됐다.
정상적인 화폐가 아니다 보니 암호화폐 시장은 그야말로 요지경 속이다. 비트코인 광풍을 타고 떼부자도 속출했지만, 테라·루나 사태는 코인 거지를 양산했다. 정보의 비대칭이 지배하는 코인시장에서 서민들은 소수 정보 독점 세력들의 현금지급기로 전락한다. 철폐하기엔 비대해진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질서 투명화와 연착륙 입법은 정부와 국회의 현안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무법천지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단히 한 몫 챙긴 모양이다. 60억원 규모의 위믹스 코인을 작년 초에 처분했다고 한다. 재산공개 대상이 아닌 암호화폐 보유 규모가 드러나자 민심이 깜짝 놀랐다. 김 의원은 코인 거래와 코인 누락 재산공개가 불법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민주당 논객 유시민이 "허황된 신기루"라 했던 암호화폐 시장이다.
서민 피해를 방지할 입법에 힘써야 할 국회의원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코인 투자에 전념했다니 허무하다. 김 의원의 대박은 정보 약자인 수많은 서민들이 쪽박을 찬 결과일지 모른다. 암호화폐를 재산공개 대상에서 배제한 것도, 공직자들이 비정상, 비공식적인 '꾼'들의 투기판에서 놀 리 없다는 신뢰 때문일 테다.
착각이었다. 암호화폐도 재산공개 대상에 즉각 포함시켜야 한다. 김 의원이 앞장서라.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