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인천 백령도에서 무허가 덫에 걸려 새들이 죽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28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조류를 관찰하던 한 시민이 진촌리 경작지에서 작은 새를 잡기 위한 덫 수십여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를 발견한 시민은 덫 사진을 찍고 이튿날 경찰에 정확한 위치를 신고했다. 현장조사에 나선 경찰과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덫 20개와 덫에 걸려 죽은 개똥지빠귀, 검은딱새, 큰밭종다리 등 야생 조류 8마리를 확인했다. 밭 주인은 "까마귀를 잡기 위해 덫을 놨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덫, 창애, 올무 또는 그 밖에 야생동물을 포획할 수 있는 도구를 제작·판매·소지 또는 보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경찰은 조만간 밭 주인을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밭 소유주를 조만간 불러 덫 설치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덫을 설치한 피의자가 확인되면 관련법에 따라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환경운동연합은 "백령도는 국내 조류 법정 보호종 73종 중 절반에 해당하는 40종이 확인되는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는 곳"이라며 "백령도가 탐조·생태관광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인천시가 나서 백령도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