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담긴 영상을 재밌게 봐주세요."
뇌병변장애인 박미정(44·부평구)씨는 뇌병변장애인 남편과 삼형제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다. 그는 '이쁜 삼형제'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평범한 다섯 가족의 일상을 영상에 담고 있다. 8년 전 박씨 가족이 출연했던 방송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되면서 그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박씨는 실시간 방송으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한다. 몸이 불편한 박씨가 가장 쉽게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박씨는 15살인 큰아이에게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영상 올리는 방법을 배웠다.
박씨는 실시간 방송에서 여느 평범한 가정처럼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을 시청자들과 공유한다. 구독자는 어느새 4만여 명이 됐다. 박씨의 채널을 주로 시청하는 연령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20대 여성, 초등학생까지 다양하다.
뇌병변장애인 유튜버 박미정씨
다섯 가족의 평범한 일상 담아
유튜브는 박씨가 장애인을 향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다. 그는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아이가 놀림을 당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며 "유튜브를 통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줘 내 아이뿐만 아니라 아이의 친구들에게도 장애에 대한 긍정적 마음을 갖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학원비 등 생활비 부담이 늘어난 박씨는 올해 3월부터 중증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돕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인천 남동구 (주)가천누리에서 일하고 있다. 가천누리에선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와 협약을 맺고 장애인 재능 발굴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부터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보내면 서류는 쉽게 통과해도 불편한 몸 때문에 면접에서 떨어지기 일쑤였다"는 박씨는 "직장에서 영상 제작 등 다양한 교육 기회도 줬다. 막내가 대학에 갈 때까지 10년 남았는데 몸이 완전히 굳기 전까지 오랫동안 일과 유튜브 모두 열심히 해나가려고 한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사춘기 자녀 부모 고민 나누며
사회적 편견 깨고 세상과 소통
박씨와 함께 근무 중인 지체장애인 지수원(28·남동구)씨도 직장 생활을 담은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다. 지씨는 직장 동료들과 지난 2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사진 구도, 영상 편집 등을 배우고 영상 제작을 시작했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에 자막을 일일이 넣는 작업이 어려웠지만, 결과물로 나온 영상을 보고 성취감이 컸다고 한다.
지씨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영상 제작을 시작했다"며 "이전보다 장애인 일자리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은 취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 영상을 보고 다른 회사도 장애인을 고용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 등 다른 경험을 하며 자존감도 높아졌다. 아직 구독자가 많지 않지만, 꾸준히 영상을 제작해 영상을 통해 비장애인에게도 스며들길 바란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