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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이 가시화되면서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코로나19 외에도 각종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1월 국내에서 3년 만에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최근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홍역은 특히 국내 여행객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기초 감염 재생산수는 감염성이 있는 환자 1명이 감염 전파 가능 시간에 전염시키는 평균 사람 수를 뜻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 홍역바이러스가 가장 높다.

백신 2회 접종땐 97% 예방… 출국전 면역 확인
관광지·질병 따라 접종 차수나 최소 간격 달라
황열 최소 열흘전·장티푸스는 2주전 접종 필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정은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 시 찾는 많은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 홍역에 대한 면역 추정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홍역 예방 접종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며 "홍역은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97%는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전 홍역에 대한 면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67년 이후 출생 성인 중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고 건강한 일반 성인은 적어도 1회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해외여행과 같이 홍역 노출 고위험군인 경우 홍역 면역 추정 증거가 없다면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접종하도록 권고된다.

홍역백신 접종 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2002년 이전에 접종했다면 기록이 없을 수도 있어 이런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홍역 외에도 여행지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이 다양하다. 백신에 따라 요구되는 접종 차수가 다르고 지켜야 하는 최소 간격이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적어도 출국하기 한 달 전에는 해외여행 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에게 상담받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은 국제 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고, 특히 황열 백신은 최소 출국 열흘 전에 접종해야 한다.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장티푸스나 A형간염은 출국 2주 전에 접종해야 한다.

정 교수는 "해외 여행시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여행 후 약 3주 이내에 고열, 오한, 설사 등 이상증상이 있다면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우선 신고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