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바디 프로필 열풍이 사람의 신체활동 수준을 높이고 있을까? 이것을 간단히 운동 참여 수준으로 알아보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에 참여하는 응답자 비율이 2016년에 59.5%였고, 2022년 61.2%로 다소 증가하였다. 운동 참여율을 성별로 살펴보면 2020년부터 여성의 운동 참여율(60.2%)이 남성(59.9%)보다 높아지기 시작해서 2021년에 여성(62%)과 남성(60.3%)의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여성의 운동 참여율이 남성보다 높아지는 현상은 여성의 비만율이 남성보다 더 낮은 것과 관계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2021년 여성의 비만율(26.9%)이 남성(46.3%)보다 훨씬 낮았다. 남성보다 여성 비만율이 낮고 여성 운동 참여율이 높은 것은 한국 사회에서 외모와 몸매에 관한 평가와 압박감이 여성에게 더 심하게 작동하는 것을 방증한다.
여성 신체이미지 성적 대상 아니라
운동으로 자아존중감·자율성 표현
그렇다고 바디 프로필 열풍이 여성의 외모와 신체에 대한 압박감만 주는 것은 아니다. 의상학 연구자인 채정화와 조경숙에 의하면 바디 프로필에 나타난 여성의 신체 이미지는 성적 대상의 모습이 아니라 운동으로 건강해진 신체를 가지고 높은 자아존중감과 자율성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방송 매체가 여성의 신체활동을 주제로 제작한 '골때녀(골 때리는 여자),' 개그우먼 김민경의 '운동뚱,'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여성 운동 참여율은 앞으로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즉 여성이 몸매에 대해 남성보다 더 의식하는 문화 때문이든, 또는 여성이 운동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는 방송의 영향 때문이든 여성의 운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여성을 중심으로 바디 프로필 열풍도 일고 있다.
프로스포츠 남녀 연봉차 '性불평등'
시장논리에 따르더라도 개선돼야
유행이 성평등 앞당기는 동력 기대
하지만 여성의 운동 참여 증가와 바디 프로필 열풍이 스포츠계에 팽배한 성 불평등을 감소시키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스포츠계 성 불평등의 가장 대표적 현상은 프로스포츠에서 남녀 선수의 연봉 차이를 들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연봉의 성별 차등은 스포츠 경기라는 상품 시장에서 남녀팀의 소비자(관중, 중계권, 스폰서)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인하여 연봉의 성별 차등은 계속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프로배구 남녀 관중 수가 역전되면서 성별 차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배구 2022~2023 시즌에서 남자팀 경기 관중은 8만8천869명, 여자팀 경기 관중은 14만9천215명으로 6만명 이상 많았다. 여자팀 관중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자팀의 연봉 총액 상한(샐러리 캡)이 23억원으로 남자팀(41억5천만원)보다 낮아서 김연경 선수의 연봉은 7억5천만원에 그치고 남자선수는 최고 10억원까지 받고 있다. 시장 논리에 따르더라도 이 연봉의 불평등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여성의 운동 참가 증가는 자연스럽게 스포츠 관람의 증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바디 프로필 열풍이 스포츠계 성평등을 앞당기는 동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현서 아주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