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의 한 중학교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동급생을 기절시켜 전치 4주의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30분께(1교시) 1학년 교실에서 B군과 게임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본인과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B군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30초간 기절했던 B군은 쓰러지는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지고, 이마가 깨지는 등 각각 전치 3주와 4주의 중상을 입었다. 이 사고 후 B군의 부모는 학교 측에 학교폭력위원회를 신청했고, 이달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문제는 A군과 B군이 지금도 같은 반에서 생활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학교 측에선 이렇다 할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B군 부모는 "학교 측에서 처음에는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는데, 진단서를 내고 학교폭력위원회를 신청하자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며 "트라우마가 생긴 아이는 매일 그 친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렵다고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아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가해자 측에서는 병원 치료비만 주겠다고 한다. 하루빨리 학폭위가 열려 분리조치 등 적절한 조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담임 교사는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가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피해 부모가 학폭위를 신청했고, 이달 말쯤 열리는데 그전에는 임의로 분리조치를 할 수 없다. 교육청에서 학폭위 결과를 심사한 후에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