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냉풍이 여전해 화성, 안성 일부 지역에선 대거 미달이 발생한 반면 광명과 용인 등에선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겨도 1순위 마감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민간 아파트 단지는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곳, 전달인 3월보다는 3곳 증가한 것이다.
부천 역곡을 시작으로 화성 동탄2·봉담, 안성 진사, 용인 플랫폼시티, 남양주 다산, 광명, 시흥 시화MTV 등에서 9곳의 단지가 순차적으로 모집 공고를 내고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그러나 입지별로 청약 희비가 엇갈렸다. 대표적인 곳이 화성이다. 봉담엔 냉풍이, 동탄엔 훈풍이 불었다.
4월 도내 입주자 모집 공고 9곳 중
화성 봉담, 1순위 절반 정도만 지원
반면 동탄은 경쟁률 9.27대1 '흥행'
지난달 진행한 봉담지역 한 아파트 단지 1순위 가구 모집에 절반 정도만 지원해 미달이 발생했다. 반면 동탄2신도시에 조성되는 한 아파트는 1순위 640가구 모집에 5천931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9.27대 1을 기록,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같은 화성이지만 청약 성패가 갈린 데는 '반도체 호재'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 이후 동탄에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맴도는 중이다. 동탄지역에서 직전에 분양한 아파트 또한 438가구 모집에 3천403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는 등 흥행했다.
고분양가 이슈에도 흥행에 성공한 단지도 있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와 광명자이더샵포레나다. 두 단지 모두 전용 84㎡ 분양가가 10억원을 넘기는 등 고분양가 꼬리표가 뒤따랐지만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84㎡ 최고 분양가가 12억3천500만원에 달하지만 1순위 평균 경쟁률이 3.83대 1이었다. 마찬가지로 전용 84㎡ 일부 유형의 분양가가 10억4천550만원이었던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1개 전형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평균 경쟁률 10.47대 1로 마감됐다.
전문가 "부동산 하락·양극화 심화"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내림세가 지속되는 한 '옥석 가리기'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 하락기이기 때문에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라며 "입지가 좋고 인근 아파트와 가격 차가 있는 등, 가격 상승 여력이 있는 곳은 청약 수요가 계속 몰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미분양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