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 실내체육관 앞에는 특별한 태양광발전소가 있다. 바로 기후변화를 걱정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든 의정부시민햇빛발전소 1호기다.
100㎾p급의 이 햇빛발전소는 매일 내리쬐는 햇볕을 전기에너지로 만들어 연간 약 3천300만원의 수익을 발생시킬 예정이다. 환경적으로는 연간 약 56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는 나무 1만8천 그루를 심는 효과에 준하는 양이다.
30년 간 환경운동 활동한 전문가
年56t 이산화탄소 저감효과 기대
"부지 임대 등 지자체 노고 감사"
이를 추진한 의정부자연에너지협동조합 안창희 이사장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환경운동에 뛰어들어 30년 가까이 활동해 온 이 분야 전문가다.
환경운동이 뿌리를 채 내리지 못했던 1994년 경기 북부환경운동연합 창립을 주도했던 그는 다양한 환경 의제를 발굴하고 시민운동으로 승화시키는 데 노력을 쏟아왔다.
1997년 미국을 횡단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안 이사장은 화석연료 없이도 인류가 충분히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실감하고, 국내에 이를 전파하기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지구의 모든 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시작한다. 풍력도 조력도 바이오에너지도 출발점은 태양"이라며 "매일 무상으로 비추는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잘 활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준공한 의정부시민햇빛발전소 1호기에 대해 "경기북부 중심도시에서 시민햇빛발전소의 성공적인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시설 완공과 함께 실제 예상 수익이 가시화하고, 조합원 배당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 이르자 많은 분이 2호기 건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라고 전했다.
의정부에서 첫 시민햇빛발전소를 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가 조합에 부지를 임대하는 일이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데다 이미 조성된 주차장에 발전설비를 들이기 위해선 시청 각 부서, 관련기관과의 수많은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안 이사장은 "크고 작은 장애물들을 넘는데 시청 담당 부서의 노고가 참 컸다"면서 "다른 지자체에 귀감이 될 만한 적극 행정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전했다.
안 이사장은 1호기처럼 기존 개발이 완료된 부지를 다시 활용해 태양광발전소를 세우는 일이 앞으로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운동장 관중석 위나 산업단지 옥상 등을 활용한 메가와트급 햇빛발전소가 이른 시일 내에 만들어지길 바란다"면서 "많은 지자체에서 더 많은,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