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생과학관 내 천체투영실에서 정상적으로 작동 중인 총 30억원대 고가 장비들을 전면 교체하려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중 별자리 관측 장비를 설치해 관리하고 있는 업체 측은 국내 천체투영실 중 손꼽히는 제품인 데다 내구연한도 많이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학생과학관 30억대 교체 사업
광학식투영기 관리 업체 비판 목청
"문제는 업그레이드로 해결 가능"
1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교육청교육과학정보원은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에 '인천학생과학관 천체투영실 개선사업'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10일까지 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받았다.
교육과학정보원이 16일 제안서를 평가해 조달청에 보내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예산 23억4천800만원을 들여 인천학생과학관 2층 천체투영실의 노후화된 천체 투영 시스템을 철거하고 최신 장비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인천학생과학관은 2004년 4월 문을 열었는데, 천체투영실에 실제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광학식 투영기'(독일 제품)와 별자리 관련 이미지나 영상을 보여주는 '디지털식 투영기'(일본 제품) 등 두 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광학식과 디지털식 투영기는 제조사가 달라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번에 이들 투영기가 완벽하게 동기화되는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설치하면 영상 관람 중에도 천체 투영이 가능해지는 등 관람객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교육과학정보원은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낡은 천체투영실 환경(돔 스크린, 좌석, 음향시설 등)도 전체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관계자 "영상 구식·자막 번짐 의견"
이에 대해 광학식 투영기를 관리하는 A업체는 내구연한이 아직 많이 남은 상태에서 시스템을 철거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개선이 필요하다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투영기는 이 분야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는 독일 회사 '칼 자이스(Carl Zeiss)' 제품으로 가격이 20억원이 넘는다.
잘 관리하면 보통은 30년, 길게는 50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A업체 설명이다. 인천학생과학관 광학식 투영기는 19년, 디지털식 투영기는 14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정보원 관계자는 "천체투영실 관람객 사이에서도 관련 영상이 오래됐다거나 자막 번짐 현상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인천시의회도 현장 방문을 거쳐 이 부분에 공감했다"며 "입찰 공고 전 업계로부터 예상 견적서를 받아 검토한 뒤 사업 금액을 책정했다. 입찰에서 최종 선정될 업체가 예산에 맞게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