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인구증감은 자연적 증감과 사회적 증감으로 구분된다. 자연적 증감은 출생과 사망으로 이루어진다. 사회적 증감은 전출과 전입 때문에 발생한다. 통계상 인구는 15세 미만의 부양인구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로 구분한다. 그러나 대학진학과 군입대 또는 취업 준비와 요즘 노령층의 건강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생산인구는 25세 이상 65세 미만의 인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게 보면 현실적인 부양인구는 25세 미만 인구와 65세 이상 인구이다.
2010년 이후 2022년까지의 비교기간중 인구증감을 기준으로 인천의 군·구를 구분하면 대체로 세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중구, 연수구, 서구는 총인구가 증가하는 발전지역이다. 비교기간중 34.7만명이 증가하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인구가 증가하면서 특히, 25세 이상 65세 미만의 생산인구가 24만명이나 증가하였다. 당연히 경제가 발전한다. 이에 비해 부평구, 계양구, 미추홀구는 쇠퇴지역이다. 같은 기간중 15.5만명이 줄었다. 65세 이상 인구만 증가하였을 뿐 총인구가 감소하였다. 당장의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생산인구가 7.7만명 감소하는 동안, 미래를 책임질 25세 미만 인구는 16.5만명이나 감소하였다. 인구의 변화만으로도 현재와 미래의 경제력 쇠퇴가 예상된다. 남동구, 동구, 강화군 및 옹진구는 정체지역이다. 노령인구가 증가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총인구도 비교기간중 1.7만명 증가에 그쳤다.
부평·계양 등 쇠퇴지역 공동화 유발
발전지역과 경제력 차이 더 늘려
총인구의 변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인구증감을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인천의 전출입은 인천 안에서의 전출입과 인천 외 지역과의 전출입으로 구분된다. 발전지역은 비교기간중 31.3만명의 순전입을 보였다. 외지에서의 순전입이 15.9만명, 인천 안에서의 순전입이 15.4만명으로 나타났다. 쇠퇴지역은 19.6만명의 순전출을 보였다. 인천 내 전출이 16만명으로 외지로의 전출 3.6만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정체지역은 비교기간중 9천명의 순전입을 보여 전출입 역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렇지 않아도 경제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쇠퇴지역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어디로 옮겨갔겠느냐는 것이다. 발전지역인 연수구 송도신도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서구 청라국제도시나 검단신도시 등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크다. 쇠퇴지역에서 인천 시내로 빠져나간 인구가 16만명인데, 발전지역으로 인천 시내에서 옮겨온 인구가 15.4만명으로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쇠퇴지역의 빈부층 가운데 어느 계층이 주로 옮겨갔을까? 발전지역 신도시의 부동산 가격과 생활 수준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쇠퇴지역의 부유층이 집중적으로 이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지는 인천내 인구이동이 쇠퇴지역의 공동화를 유발하면서 동시에 발전지역과의 경제력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인구비중도 지역내 총생산 보다
14.9%나 많아 일자리 부족
아직도 전담할 조직 거의 없어
경제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군·구별 지역내총생산은 2020년 수치가 최신의 통계다. 2020년 기준으로 발전지역의 인구는 인천 인구의 35.9%인데 지역내총생산은 인천 전체의 48.7%에 달한다. 쇠퇴지역은 인구비중이 40.9%인데 반해 지역내총생산 비중은 26.0%에 불과하다. 인구비중이 지역내총생산 비중보다 14.9%나 많으니 일자리가 부족해진다. 이에 따라 많은 구민이 이사 갈 궁리 속에 서울로, 경기도로 통근해야 먹고산다. 한마디로 인구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는 지역간 경제력 격차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우리나라 지역의 인구문제에 대해서는 벌써 오랫동안 많은 연구 결과와 대응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시나 군·구에는 인구문제에 관심을 갖고 담당할 조직이 거의 없다. 있더라도 기능이나 역할이 없는 형식적 조직에 불과하다. 이보다 더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