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인천을 비롯한 전국 사찰에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전국에서 발생한 사찰 화재는 총 209건으로, 이 중 촛불 사용 시 부주의 등에 의한 화재가 많았다.
인천에서는 지난해 12월 대웅보전, 약사전 등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인천 강화군 전등사에서 불이 났다. 템플스테이(사찰에 머물면서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일)를 위해 마련한 목조 건물에서 발생한 불이었다.
이보다 앞선 2020년 2월에는 인천 부평구 철마산에 있는 보각사에서 불이 나 산림 1천㎡와 사찰 보일러실 일부가 탔다.
특히 지난달 인천 강화군 마니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천년고찰' 정수사 인근까지 번지기도 했다. 당시 소방 당국이 가까스로 불길을 잡아 피해를 막았다.
사찰은 화재에 취약한 목조로 건축된 데다 산 초입이나 중턱에 위치한 곳이 많아 불이 나면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작년 전등사·2020년 보각사에 불
목조 건축 다수 산불 번질 가능성
인천소방, 26~30일 특별 경계근무
정부는 이달 초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거나 관리하면서 방문객으로부터 '관람료'를 받아온 인천 전등사 등 전국 65개 사찰을 무료입장으로 전환했다. 석가탄신일(5월27일)을 맞아 사찰에 예년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방문객들은 라이터 등 화기를 소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찰 인근에서 흡연하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소각 행위도 금물이다.
또 사찰에 전기를 사용하는 연등을 설치할 때는 전문업체에 맡겨야 하며, 촛불 근처에는 불에 잘 타는 가연성 물질을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을 대비해 옥외소화전 등 소방시설 작동 여부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사찰 관계자, 문화재 관리원 등은 소방시설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둬 외부인들도 급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소방본부는 강화 전등사를 비롯해 인천 내 사찰 41곳에 대한 화재 안전조사를 진행 중이다.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인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는 특별경계근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16일 인천 남동구 약사사와 연수구 흥륜사를 잇따라 방문한 엄준욱 인천소방본부장은 "목조 건물이 대부분인 사찰은 화재 시 연소가 빠르고 산불로 확대될 우려가 크고,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경우가 많다"며 "사찰 관계자와 방문객들이 화재 예방에 특별히 유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