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다학제 진료'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학제 진료는 다양한 분야의 의료 전문가가 모여 가능한 모든 치료 방법을 논의한 뒤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건강정보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지난해 7월부터 모든 암에 대한 다학제통합진료를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포함 시켰다. 또 위암·대장암·폐암 적정성 평가에 다학제 진료비율이 포함됐으며, 올해는 간암과 유방암도 포함됐다. 심평원에서 인정하는 다학제통합진료는 3인 이상의 서로 다른 전문과목 전문의가 동시에 환자 대면진료에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다학제통합진료는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담당교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 시행하며, 주로 진단 후 처음 치료계획을 세우거나 치료 중 새로운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경우에 진행한다.

많은 병원이 이전부터 다학제통합진료를 하고 있었지만, 급여기준과 적정성 평가 기준에 포함됨에 따라 의무적으로 환자가 참여하는 다학제통합진료를 일정 비율 이상으로 시행하게 됐다. 


심평원, 작년 7월부터 급여기준 포함
병원서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 시행

다학제통합진료는 환자와 함께해야 하는 만큼 진행방식이 환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병원들의 이야기다. 특히 고령이 많은 암 환자의 경우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족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며, 환자 보호자 누구라도 인원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관계자는 "여러 명의 교수가 환자의 질환에 대해 심도 있고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치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도 쌓인다"며 "교수들 또한 이 자리를 통해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가 높아져 점차 다학제통합진료를 선호하며 실시 건수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다학제통합진료 건수는 상반기와 비교해 58% 증가했으며, 9개 진료과가 8개 암종에 대해 다학제통합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다학제통합진료 대상인 환자에 대한 진료 실시비율은 위암 92%, 대장암 63%, 폐암 53%였다.

박일석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암센터장은 "암 다학제통합진료의 활성화로 환자 중심의 병원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던 교수들도 환자들을 위한 긍정적 변화라는 점에 공감하며 다학제통합진료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