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앞으로는 '월미바다열차'와 같은 관광목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4천500억원을 투입했지만 사업성이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기부상철도를 효율적으로 운행하겠다는 게 인천국제공항공사 구상인데, 주변 관광 콘텐츠와 충분한 연계성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18일 인천 중구 영종도에 있는 자기부상철도를 도시계획시설상 '철도'(도시철도)에서 '궤도'로 바꾸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도시계획시설 철도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기존 시설물을 증설·철거 없이 그대로 유지하되 도시계획시설의 기능만 변경하는 내용이다.
市 '철도→궤도' 결정 변경안 공고
구간 짧고 도심 미관통 교통망 한계
자기부상철도를 도시철도에서 궤도로 바꾸려는 이유는 교통 기능이 약하고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자기부상철도 운영 관리 주체인 인천공항공사는 도시 권역 교통 수송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도시철도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운영 구간이 짧고 도심을 관통하지 않아 교통망을 연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운영비 절감 목적도 있다. 궤도로 전환되면 자기부상철도 운행 시간을 인천공항공사 자율적으로 변경할 수 있고, 안전 점검 항목·기준이 줄거나 완화된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020~2021년 진행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운영진단 및 대안 마련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궤도 전환 시 최대 32억원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정상운영비는 약 83억원인데, 궤도 전환 후 운행 시간·구간을 최대한 단축하면 51억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자기부상철도 실용성 확대를 위해 관광 기능을 접목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자기부상철도 노선 주변 환경과 연계해 어떤 방식으로 관광 기능을 확보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전환땐 운행시간 자율 운영비 절감
관광 접목 구상 '콘텐츠 연계' 과제
월미바다열차의 경우 월미도 앞바다, 곡물저장고(세계 최대 야외 벽화), 월미테마파크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지만, 자기부상철도 주변은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다. 자기부상철도의 관광 기능을 강화하지 못할 경우, 운영비 절감을 위해 운행 시간·구간만 줄였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자기부상철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했을 때 비용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광과 체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차량, 역사 등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는 재정비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궤도 전환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궤도사업 신고 등 행정 절차 기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 연말께 운행이 재개될 전망이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