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 가족과 인천시의원 간담회
18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유경희 시의원과 소아당뇨환자 가족들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3.5.18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시의회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1형 당뇨 학생과 가족들의 목소리(5월 8일자 6면 보도='1형 당뇨' 아동 환자 울리는 초등학교)를 직접 듣고 개선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8일 세미나실에서 인천지역 1형 당뇨 환자·가족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문복위 제2부위원장인 유경희 인천시의원, 1형 당뇨를 앓는 자녀를 둔 학부모, 인천시 건강증진과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아직도 1형 당뇨에 대한 인식이나 지원이 부족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1형 당뇨 환자는 혈당 수치를 수시로 확인하고 제때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스마트폰 사용이 힘들고 부모의 손길이 닿지 않아 학교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화복지위, 환자·가족들과 간담
인식·지원 부족… 체계 마련 건의
유경희 시의원 "조례안 발의 조율"


고등학생 아들이 14년째 1형 당뇨로 투병 중인 A(51)씨는 "평소 쓰는 스마트폰은 등교 후 교사에게 제출하고 혈당 확인용으로 몰래 스마트폰을 하나 더 갖고 있으면서 화장실에서 인슐린을 투여하는 학생도 많다"며 "간혹 혈당 수치가 떨어져 있을 때 아들과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한데, 응급상황 시 부모가 자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연락처가 지정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1형 당뇨를 앓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B(44)씨는 "1형 당뇨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글루카곤(혈당을 올려주는 호르몬)이나 탄수화물 간식을 비치해 줬으면 한다"며 "인천시교육청이 당뇨병 학생 지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다고는 하지만 내용이 부족하고, 이마저도 알지 못하는 교사가 많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1형 당뇨 학생의 저혈당 쇼크 등 응급상황 발생 시 교사가 제대로 조치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해당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의료기기·약품 구입비 등)을 덜어줄 대책을 인천시의회에 요청했다.

이날 1시간 넘게 진행된 간담회 내내 학부모들은 자녀의 혈당 확인차 책상 밑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한 학부모는 집에 혼자 있는 아들이 인슐린을 잘못 투여했다는 연락을 받고 이를 수습하느라 한동안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유경희 시의원은 "적어도 오는 9월 회기에는 조례안이 발의되도록 인천시·인천시교육청 관련 부서와 함께 검토하고 의견을 조율하겠다"며 "인천에서 1형 당뇨 환자와 가족들을 지원하는 물꼬가 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