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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지난 5월4일 한 언론사의 특종 보도로 불거진 김남국 의원의 코인사태가 가라앉기는커녕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여론조사나 빅데이터 그리고 인터넷 댓글을 통한 종합적인 분석을 해보면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반응은 '경악'이다. 이념, 지역, 직업, 연령을 초월해 성토하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엄연히 가상 자산 투자는 불법이 아니다. 그리고 국회의원 재산 등록 의무 사항이 아니므로 코인 투자를 했다는 사실과 재산 등록 여부로 김 의원을 비난하는 건 적절치 않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김 의원의 암호 화폐 투자에 매우 부정적인 기류가 생겨난 것일까.

정당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부터 먼저 확인하자.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6~18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명 유선 포함 무선전화 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10.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32%로 나타났다. 지지율 수치로만 보면 악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세부 응답자 특성별로 들어가면 매우 치명적인 상태에 놓여 있다. 특히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는 30대와 40대는 각각 직전 조사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8%포인트, 4%포인트 내려갔다. 비상국면이다. 


30-40대 민주 지지율 빠져 비상
한 장관 청문회 당시 거래 자행
관련법안 참여에 배신감 사기도
"정치생명 걸고 소명" 불구 탈당
무너진 신뢰… 명쾌한 해명 필요


김 의원의 코인사태가 해소되지 않고 오랜 시간동안 더 논란이 되고 확산이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의정활동 불신'이다. 김 의원이 암호화폐에 투자했고 고수익을 올린 것은 그렇다 치고 그 매매거래를 의정활동시간 중에 자행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아주 중요하게 판단했을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 와중에 매매거래를 했다는 사실은 특히나 김 의원에 대한 신뢰도에 직격탄이다. 한 장관의 딸이 작성했다고 알려진 논문을 거론하면서 황당하게도 '이모와 함께 작성'했는지 묻는 대목이 압권이다. 코인에 정신이 팔려서 눈앞에 놓인 현안처리를 놓친 것은 아닌지 의심까지 받는 장면이다. 대규모 코인 투자가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을 묻게 되는 상황이다.

두 번째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관련법안 참여'다. 정치권에 묵은지 같은 조언이 있다. '정치인은 오해를 사지 말고 이해를 사야 한다'. 주변 및 국민 공감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실제로 관련이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 관련법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에 많은 가상 자산 투자자들이 '배신감'을 가지게 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의 30대 지지율이 빠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초선의원으로 의정활동과 이해충돌의 엄중함을 백만 분의 1이라도 인식하고 있었다면 차마 하지 못했을 행동이다.

세 번째가 김 의원의 가장 크게 비판을 받는 이유인데 '부적절한 태도'다. 김 의원은 코인 사태가 부각되자 '남 탓'을 했다. '김건희 여사가 하면 완판녀이고 자신이 하면 코스프레냐'고 화살을 딴 쪽으로 돌렸고 '전 재산과 정치 생명'을 걸고 완전하게 소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의 진상 규명까지 외면한 채 탈당해 버렸다. 탈당 이후 해명은 더 가관이다. 이름조차 모르는 '메콩코인'이나 '클레이페이'까지 투자했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고 정확한 소명까지 듣지 못하고 차일피일 날짜만 지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LG디스플레이 5만주 이상을 매수할 때 들어간 종자돈이 전세 보증금이라고 했는데 한 달에 100만원 벌기마저 어렵다고 했던 변호사 시절의 수입이 어떻게 수억원이 될 수 있는지 설명조차 없다.

국민들과 유권자들이 듣고 싶은 건 김 의원의 정치적 변명이 아니다. 그저 한 치의 추가 질문도 남기지 않을 명쾌한 해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듣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전 재산과 정치 생명'은 그렇게 쉽게 거는 게 아니다. 정치적 과장이 남아 있던 신뢰마저 무너트리게 된다. 문제는 투자가 아니라 태도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