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인천 미추홀구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속칭 '건축왕' 일당에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22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 심리로 열린 건축업자 남모(61)씨 등 10명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검찰 측은 "남씨 일당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해 기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씨 등은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남씨 등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추가 적용되면 최대 무기징역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이에 오 판사는 오는 31일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9명에 대한 신문을 벌인 뒤 추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법정에서 발언권을 얻은 박순남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늘 법정에 선 피고인은 10명뿐이지만 범행에 70여 명이 공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은 여전히 다른 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빼돌린 돈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이들을 엄벌해 은닉재산을 환수하고, 죗값을 치르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3차공판 대책위 "70여명 공모 추정
은닉재산 환수·죗값 치르게 해야"
피해자들은 이날 오전 8시께 출근길 인천지법 앞에서 '남씨 일당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엄중 처벌해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안상미 피해대책위 위원장은 "남씨가 재판 과정에서 시간을 계속 끌고 있어, 지난 재판도 성과 없이 끝났다"며 "하루빨리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일당을 엄벌하도록 판사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피켓을 들었다"고 말했다.
남씨와 공인중개사 등 10명은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세입자 161명에게 전세보증금 12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경찰은 피해 금액 등을 추가로 수사 중이며,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포함해 피해 규모가 430억원(533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최근 검찰에 사건을 추가로 송치했다.
/변민철·백효은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