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에게 의무가 더 부여됐으니 앞으로 그에 걸맞은 모습을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변재천(65) 인천시 자율방범연합회장은 "자율방범대가 법정단체가 됐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도 주민분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율방범대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 봉사단체로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 등과 협력해 범죄 예방 활동을 한다. 인천에서는 3천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의용소방서와 달리 법적 근거가 없었지만 자율방범대의 활동과 의무 등을 지정한 자율방범대법이 지난달 27일 시행되면서 법정단체로 거듭났다.
이에 따라 자율방범대는 활동에 필요한 복장이나 장비 등에 대해선 경찰과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부금품 모집, 영리 목적 자율방범대 명의 사용 등은 금지된다.
변 회장은 "자율방범대는 법정단체로서 순찰차량, 사무실, 제복 등을 전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며 "지위가 향상된 만큼 저희가 해야 할 의무와 권리도 많아져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서 3천명 자발적 범죄예방 활동
차량·제복 등 지자체 예산 지원 받아
"모집 원활해져 젊은 회원 늘어나길"
변 회장은 1998년 처음 자율방범대에 발을 들였다. 당시 10대 청소년이었던 두 아들을 비롯한 동네 아이들을 계도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25년째 자율방범대 활동을 하며 '동네의 어벤저스'로 거듭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는 사람 등 범죄 현장을 맞닥뜨린 적이 정말 많다"며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있는 노인을 인도하고, 건강문제로 차에서 정신을 잃은 분도 발견해 응급조치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어 "순찰을 돌며 마주했던 수많은 일들은 다 얘기하려면 몇 시간은 걸린다. 우리 자율방범대는 필요한 순간 딱 나타나서 멋있게 해결하는 '어벤저스'"라며 웃었다.
변 회장은 자율방범대가 법정단체가 된 만큼 젊은 회원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자율방범대 지원 근거가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율방범대 수당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자율방범대 모집이 원활해져 회원들의 평균연령이 젊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순찰을 돈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을 위해 더 많이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