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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4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무려 206만7천700명(일본정부관광국 발표 자료).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이 673만9천500명인데, 이중 한국인 비율이 31%나 되는 셈이다.

실제 최근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등 일본 주요 도시를 여행한 사람들은 "일본 가서 한국사람만 보다 왔다"고 푸념할 정도다.

정부가 한·일 외교 정상화를 선언한 것에 앞서, 여행을 통한 민간교류가 한 발짝 앞서 있는 모양새다. 일본 여행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기 보다, 비행기표를 끊고 무작정 떠나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 때문에 일본을 방문한 이후 또다시 여러 차례 재방문하는 'n차 여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반일 감정보다는 영화 '슬램덩크'처럼 일본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더 크다. 방사능 유출로 일각에서 위험성이 제기된 일본 농수산물에 대한 걱정(?)도 이들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일본 여행의 흥행은 휴가철로 가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7월 말∼8월 초 일본 삿포로 노선의 예약률은 벌써 80%대 중반에 이른다. 오키나와 노선의 예약률도 현재 70%대 초반을 기록중이다. 오사카 등은 항공권 예매율 수위를 다툰다.

쇼핑·먹거리 등 MZ세대 유행
도내 콘텐츠 활용… 단체 유치
여행수지 적자 만회 절호 기회


문제는 이같은 한일 간 여행이 우리만의 짝사랑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올 1분기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5만3천611명이다. 우리 국민의 일본 여행 규모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여행 수지도 악화할 게 뻔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이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보다 적으면 적자가 난다. 특히 교류 규모가 큰 일본과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부산 등에 집중됐던 일본인 관광객의 수요가 최근 경기도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를 잘 활용해 단체 관광객과 수학여행단 등을 유치할 경우 여행수지 적자를 만회할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때마침 경기도는 일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일본 주요 여행사를 대상으로 지난 22일 유명 드라마 촬영지가 있는 수원에서 팸투어(홍보 목적 답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팸투어 참가자들은 JTB, HIS, 라쿠텐트래블 등 일본의 세계적인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관광상품을 직접 기획하는 실무자들이다. 이들은 화성어차 탑승·한복 착용 등의 체험을 했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촬영지였던 수원 장안공원 일대, 지동벽화마을, 행궁동 카페거리 등에 대한 호응도가 컸다는 후문이다.

최용훈 경기도 관광산업과장은 "최근 대일관계 개선으로 일본 방한객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의 핵심 여행사들과 공동 협력해 도내 한류관광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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