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위기가정 아동을 돕기 위한 '8월의 크리스마스' 모금 캠페인에 나섰다.
이 캠페인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8월 여름방학에 맞춰 해당 가정에 정성이 담긴 선물과 생계비·주거비·의료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위기가정 아동 후원을 바라는 개인·단체·기업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032-875-7010)의 안내를 받아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다.
경인일보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매주 1차례씩 총 3회에 걸쳐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동들의 사연을 전한다. → 편집자 주
"더운 날씨에도 겨울 교복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작은 전셋집에서 자녀 7명을 키우는 김장현(35·가명)씨는 첫째 아들의 겨울 교복을 만지며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고등학생 시절 아내를 만나 살림을 차렸다.
그는 첫째 인상(14·가명)군을 임신한 아내를 충북 청주에 있는 한 미혼모 보호시설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가게가 문을 닫아 수중에 돈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멀리 미혼모 보호시설에서 지내는 아내와 첫째 아들을 하루라도 더 빨리 데려오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현재 김씨는 인천미추홀지역자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택배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한 달 꼬박 일해서 손에 쥐는 급여는 대략 120만원이다.
정부에서 기초생활보장수급비와 다자녀 가구 지원금 등이 나오지만 아홉 식구의 생계를 꾸려가기엔 벅찬 형편이다. 고혈압 등으로 건강이 나빠진 데다, 아내 혼자서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상황이라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다.
자활센터 도움 택배 배달원 근무
전세대출·원금 매달 80만원 '빠듯'
외식커녕 주말 식비만 하루 10만원
김씨는 지난해 9월 지금의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LH 임대주택이다. 그는 "먼저 살던 집은 방이 2칸뿐이어서 중학생인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을 생각해 무리해서 3천여만원을 대출받아 이사했다"며 "매월 80만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어 살림이 더 빠듯해졌다"고 말했다.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옮겨왔지만 첫째와 둘째에게 방 한 칸을 내주지 못하고 책상 하나도 마련해 주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는 여태 겨울 교복을 입고 다니는 첫째와 둘째가 못내 안쓰럽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갑자기 날씨가 더워져 아이들에게 여름 교복을 사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한창 멋을 부릴 나이인데 평상복도 두세 벌을 번갈아 가며 입힐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 가족에겐 식비도 큰 부담이다. 김씨는 "외식은 생각조차 못 한다"며 "집에서만 밥을 해먹는데도 주말엔 식비로 하루에 10만원이나 들어간다"고 말했다.
혹여 아이들이 아프면 병원비부터 걱정할 수밖에 없다는 김씨는 다행히 건강하고 바르게 잘 자라주고 있는 아이들이 늘 고맙고 대견하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입원하게 되면 일터에도 못 나가고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분담해 돌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그저 식구들이 모두 건강하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