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수거함 위치 아시는 분 계실까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 중 하나다. 헌옷 수거함이 '관리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하나 둘 자취를 감추면서, 쌓여가는 헌옷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24일 경기도 각 지자체에 따르면 도내에서 시·군이 자체적으로 헌옷 수거함을 관리·운영하는 곳은 과천, 광명, 안산 등 정도다. 나머지는 헌옷 수거함에 공공의 손이 닿지 않아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 수거함의 개수부터 위치까지 불명확해, 어제 있던 수거함이 오늘은 사라지기도 한다.
양주시 관계자는 "헌옷 수거함을 설치하려면 관련 과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허가 없이 설치하는 민간업체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우리 시는 수원시의류환경연합회에서 수거함 설치와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다. 관내에 2천여개가 설치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수거함의 도로 점용 문제나 방치 민원 등이 이어져서 올 상반기 중 정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거함'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 방치… 민간업체 무허가 설치등 골치
경기도내 '세탁 앱' 확산 맞물리며 급성장… '친환경 트렌드'도 한몫
이런 분위기에서 비대면 헌옷 수거 서비스가 경기도내에서 활성화하고 있다. 세탁특공대, 런드리고 등 집 앞에 세탁물을 두면 이를 수거, 세탁해서 집까지 다시 배송해주는 비대면 세탁 앱의 이용도가 경기도내에서 빠르게 확산된 가운데, 마찬가지로 편리하게 헌옷을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는 모습이다.
리클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헌옷 수거를 신청한 후 20벌 이상을 모아 문 앞에 두면 리클이 수거해 가는 방식이다. 경기도·인천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21년 5월 구리·남양주 일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단숨에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법인 설립 후 1년 반 만에 매출 등이 20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친환경 트렌드' 확산도 비대면 헌옷 수거 서비스의 호응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리클은 수거한 옷을 재판매함으로써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앞세운다. 헌옷 수거함에 넣은 옷은 각종 폐기물과 뒤섞여 오랜기간 방치돼 재활용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점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다.
런드리고, 세탁특공대 등 비대면 세탁 플랫폼들도 헌옷 수거 서비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미 세탁 서비스를 통해 수거 및 배송 인프라를 갖춘 만큼, 헌옷 수거를 통해 중고 의류 판매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