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문제로 입주민 간 갈등을 빚던 인천 서구 한 아파트(1월17일자 6면 보도=바람 잘 날 없는 '길고양이 급식소'… 인천 한 아파트 주민 갈등 심각)에서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방안을 찾았다.

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단지 내 길고양이 보호 방안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어렵게 합의점을 찾았다. 입주민 간 갈등이 생긴 지 4개월여 만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단지 내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문제를 놓고 입주민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빚어졌다. 캣맘들이 설치한 길고양이 급식소가 10여 차례 파손되고, 지난해 12월에는 새끼 길고양이 4마리가 아파트 단지와 인근 화단에서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후 캣맘들은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들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일부 입주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아파트 내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을 반대하는 입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열고 아파트 관리 규약에 '아파트 단지 내 불법 동물집 설치 불가'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지난달 통과시켜 서구청에 승인을 요청했다.

몇 달간 이어진 입주민 간 갈등은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으로 해결됐다. 아파트 주변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를 입주민들의 눈에 잘 띄지 않게 조금 옮기고, 앞으로 길고양이 급식소를 더는 설치하지 않으며,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공청회 등을 통해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