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22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학 및 전문대학에 재학 및 휴학생을 포함한 총 재적학생 수는 311만7천540명이며, 어학연수와 같은 비학위과정을 제외한 학위과정에 유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12만4천803명으로 총 재적 학생의 4%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대비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수는 4%가 증가했고, 비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수도 30% 이상 증가했다. 대학원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18.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대학입학이 자유롭지 않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성과는 그동안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언어, 문화, 학문적 차이 등 교육적인 측면의 문제점을 잘 극복해 왔고, 정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학생들 국내 취업위해
교육 프로그램 확대 필수적
전공과정 영어수업 보편화
미래산업 학과·과정 개설로
대학교육 모델 개혁 추진해야
하지만, 외국인 학생들과 관련한 문제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외국인 학생들의 지속가능한 국내 입학과 외국인 학생들을 통한 국내 대학의 글로벌화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인 학생들의 취업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물론, 외국인 재학생들에게 대학 내 취업 지원 프로그램과 국내 기업과의 취업 연계 강화로 다소 취업의 길을 열어 줄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취업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첫째, 외국 유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 대학들과의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필수적인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한국 및 중국을 비롯한 타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미 대학 졸업 후 더 나은 조건과 취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석사 학위 획득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학 학부와 해외 대학 간의 석박사 연계 글로벌 프로그램은 외국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국내 대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칼빈대학교는 영국의 카디프 메트로폴리탄 대학교(Cardiff Metropolitan University)와 공동학위 취득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칼빈대 졸업생이 학부전공에 관계없이 이스트 런던대학교(East London University)의 MBA과정을 1년 만에 취득할 수 있도록 해 외국인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둘째, 전공과정의 영어 수업이 보편화돼야 한다. 2022년 기준으로 칼빈대는 전 학위 과정의 커리큘럼을 100% 영어로 구성하고 있다. 이런 비율은 국내 대학교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이 영어로 전공과목을 수강함으로써, 유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글로벌 취업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마지막으로 취업을 위한 학과 및 과정 개설로 대학교육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는 4차 산업 및 미래 발전가능 산업을 고려한 학과 및 과정 개발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산업을 예로 들면, 국내에서는 애견을 포함한 반려동물 산업이 다양한 분야로 파생되고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 베트남과 같은 중진국들에서도 애견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 세계적 발전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야의 학문적 선점과 투자는 외국 유학생들뿐 아니라 국내 대학생들의 글로벌 취업 및 창업의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국내 대학의 학생 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유학생 유치에만 의존해온 20년간의 과거를 벗어나 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대한민국 대학들에게 주어졌다.
/여인천 칼빈대학교 국제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