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표준 원소 기호는 AU, 원자번호는 79번이다. 금 원자는 모두 79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원소 기호 AU는 '빛나는 새벽'을 뜻하는 라틴어 아우름(Aurum)에서 유래했다. 금은 높은 온도나 혹독한 환경에서도 부식되거나 변하지 않는 데다가 태양의 상징물로 간주, 석기시대부터 애용돼 왔다. 기원전 5천년 전의 유물이 발굴될 정도이니 인류의 금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각별했던 것이다.
이처럼 귀한 금속이기에 금은 화폐 대용으로도 널리 활용돼 왔다. 금본위제, 은본위제, 복본위제가 혼재, 경합하다가 경제가 세계적 규모로 확장되자 가볍고 유통이 편리한 금이 통화의 기축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복본위에서 금 단일 본위제로 이행한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산업혁명으로 산업과 금융에서 세계의 패자로 등장한 영국이 1821년 금본위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면서 프랑스(1873), 이탈리아(1874) 등이 복본위에서 금본위로 전환하였고, 독일도 1871년 은본위에서 금본위로 바꾸고 러시아도 1876년부터 금본위제를 채택하는 등 이른바 고전적 금본위제가 자리를 잡았다. 금 본위제가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골드러시를 촉발한 1848년 캘리포니아에서의 거대한 금광 발견과 뒤를 이어 1851년 호주에서 대규모 금광이 발견되어 세계 금 생산량이 10배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금은 수요에 비해 채굴이 쉽지 않아 유통이 쉽지 않았고, 시장가격의 상승 등으로 금본위제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더구나 현대 경제에서는 돈이 계속 돌고 유통되어야 하는데 이 점에서 금은 활용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채굴된 금은 약 16만5천t이며, 2008년 기준 연간 금 생산량은 2천260t 정도라 한다.
30일 기준 금값 시세는 34만4천원 선이다. 경기침체 우려에 물가채 금리가 상승세에 있고, 인플레이션과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으로 금본위제는 사라졌지만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금값이 금값인 시대다. 이것은 실물경제에 대중적 우려와 불안이 그만큼 크다는 뜻인데, 대중적 불안심리가 더 확산되지 않고 금값이 폭등하는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정부의 세심하고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