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에 면제품 가격이 들썩이는 상황 속, 생리대도 일부 채널에서 가격이 오른다. 안 쓰려야 안 쓸 수 없는 생필품 중 하나인 만큼 여성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좋은느낌' 등 생리대 20여종의 판매가를 5~8% 인상한다.
좋은느낌 라인에서 인상 폭이 두드러지는 제품은 울트라날개중형(18p)이다. 기존 9천100원에서 9천900원으로 8.8%(800원) 오른다.
순면울트라날개중형(18p), 순면울트라날개대형(16p), 순면수퍼롱(10p)도 9천600원에서 1만400원으로 8.3%(800원) 상향 조정된다. 생리대 한 팩 가격이 1만원 수준이 된 셈이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화이트 일부 제품과 중저가 생리대 '좋은느낌 순수' 등은 인상 대상에서 빠졌다"면서 "좋은느낌 오버나이트, 유기농 라인 등 제품력 강화를 위한 기술·소재 개발 및 투자 확대, 고환율 구조 지속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킴벌리, 20여종 5~8% 상향 조정
경쟁업계들 '도미노 인상' 가능성
생리대 가격이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통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상품별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해 8월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울트라슬림 에어핏쿠션 날개 중형(36p) 가격은 1만1천17원으로 전달 대비 306원 올랐는데, 한 달 뒤인 지난해 9월 LG생활건강 소피 바디피트 볼록맞춤 날개 중형(32p)은 1만1천800원으로 8월 대비 344원 인상되기도 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박모(30)씨는 "생리대가 없을 때 급하게 달려가는 곳이 편의점"이라며 "한 팩 가격으로 9천원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1만원이 됐다"고 했다.
전모(32)씨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제품가를 올리는 기업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생리대는 여성이라면 무조건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생활필수품"이라며 "직장인도 부담이 되는데, 소외계층은 더할 것이다. 적어도 이들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