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의원 긴급 기자회견
"짜여진 각본 "···"공정도 정의도 아니다
신상진 시장에게 조사 및 수사 의뢰 강력 요구
분당 백현지구에 2조7천억원대의 '백현마이스'를 조성하는 공영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심사과정에서 예비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5월30일자 1면 보도=[단독] '백현마이스' 예비 선정위원 명단 사전 유출 의혹… 성남시는 '사실무근')과 관련, 성남시의회에서 진상 조사 및 수사 의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소속인 이덕수 의원은 31일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백현마이스 개발과 관련해 성남시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신상진 시장에게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백현마이스 우선협상대상자 심사를 열흘 정도 앞둔 지난 5~12일 토목·교통·도시·건축 등 8개 분야 평가위원 17명을 공개모집했다. 모두 1천210명이 응모했다. 이후 159명을 평가위원 예비 후보로 추렸고, 심사 당일인 25일 오전 최종 17명을 선정한 뒤 같은 날 오후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화컨소시엄 측이 심사를 이틀 앞둔 23일 예비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정 업체로부터 사전 로비를 받았다고 제보받은 6명의 명단을 제시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성남시가 다른 경로를 통해 접수 받은 1명을 더해 모두 7명을 확인한 결과 5명이 예비 후보군 159명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사전에 유출됐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포착됐는 데도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예비 후보군을 제외하지 않고 평가위원 전체 응모자 1천210명을 대상으로 최종 평가위원 17명을 선정하고 심사를 진행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덕수 의원은 이에 대해 "민간사업자 공모의 경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의위원은 공개 모집하고 사전에 자격 검증을 완료한 뒤 검증된 지원자 전체 명단에서 평가 당일에 무작위로 뽑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고 공정성이 검증된 방식임에도 153명으로 예비명단을 만들었다. 이는 사전에 로비하기 딱 좋은 숫자로 변경된 것이고, 문제는 이렇게 줄어든 명단이 특정 민간사업자에게 유출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덕수 의원은 또 "159명으로 압축된 명단 중에서 5명을 특정해 신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유출된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것이며, 실제로는 6명이 아니라 159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로비가 이뤄졌을 것이라 의심 가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덕수 의원은 이와 함께 "심의위원 명단을 유출한 것만으로도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평가 당일 사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159명 명단을 포함해 전체 1천210명 중에서 17명을 선정해 심사를 했다. 상식적으로 명단 유출이 확인됐다면 그 명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명단에서 심사를 진행하든지 심사를 늦추든지 하는 것이 공정성 측면에서 매우 타당하지 않느냐"며 "159명의 명단을 제외하면 사전에 결탁이 의심되는 특정 사업자가 매우 불리해지니 포함시켜 심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덕수 의원은 "사전에 예비 명단을 만든 것, 22일 사업계획서를 제출받고 무리하게 3일 뒤인 25일 평가를 한 것, 신고한 명단이 일치해도 포함시켜서 심사를 강행한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사전에 공사와 특정 민간사업자 간 짜여 진 각본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덕수 의원은 "이것은 공정도 정의도 아니다"며 조사 및 수사 의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덕수 의원은 "여러 제보를 받고 분석을 거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시민들에게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추가로 제보받은 것들에 대한 검증 작업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백현지구'(20만6천350㎡)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착공은 2025년, 준공은 203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사업자 공모 심사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는 메리츠증권(주)·삼성증권(주)·DL이앤씨·(주)태영건설·유니퀘스트(주)·(주)씨에스프라퍼티·(유)JS산업개발 등으로 구성된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