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의 특성화고 졸업자 현황을 살펴보면 취업률은 약 48% 감소하였고, 진학률은 약 3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을 했고, 더 적은 학생들이 졸업 이후 취업을 했다. 이러한 상황이 현재 특성화고가 갖고 있는 딜레마이다. 교사의 입장에서도 지금과 같이 경제불황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에게 추천할만한 취업처가 풍부하고 적절해야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대학 진학을 적극적으로 권하자니 특성화고의 설립 목적과 반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으므로 진퇴양난의 진로 지도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하면 반전할 수 있을 것인가?
전문직업인 양성 목적의 특성화고
5년간 취업률 감소·대학 진학 증가
경제불황 속 취업처 적어 지도 난감
시점을 좀 더 현재로 가져 와서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에 대응해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교육의 변화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교육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 중에는 신산업 분야 학과나 학교가 부족하고, 산업체와의 연계가 잘 되어있지 않으며, 교육과정이 신설 혹은 보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특성화고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우선 신산업 분야에 대한 산학연계형 직업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학교와 기업간의 협약을 통해 미래 신산업분야의 계약학과를 개설·운영하고 산업체 전문인력 양성과 취업연계를 통해 인식개선 및 취업률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전문적인 인력양성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난 2월23일 교육부가 발표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에는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앞으로는 미래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첨단 실습 환경개선 등과 같은 지원을 통해야만 특성화고가 지향하는 지점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특성화고는 '정보보호 특성화고'로 지정되어 정보보안이나 해킹보안에 대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교육과정을 보면 정보보안 교육과정을 먼저 개발하고, '클라우드 보안과', '메타버스 게임과' 등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학과명을 변경하고, 신설하면서 다양한 교육 혁신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대표적인 디지털 환경인 AI, 클라우드 등과 같이 청소년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요인들을 과감하게 특성화고의 과에 반영 하고, 배움이 곧 실천이 되고, 현장에서의 땀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신산업 분야 산학연계 시스템 구축
첨단 실습 환경 개선 등 지원해야
학령 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는 것에 대해 대학을 비롯한 모든 교육기관에서는 수요자가 '없는'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혁신안이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지원 또한 역대급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위기가 아닌 '학생이 존재하지 않는' 위기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위기로 학교의 존립 자체가 위기가 되는 것이다. 만일 대학 입시가 더 이상 고등학교의 숙제가 아니라면 특성화고에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성화고 또한 이에 대해 대비하고 특성화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교육의 수요자 입장에서의 로드맵이 필요할 것이다. 고등교육의 성공은 초·중·고의 성공과 이어진다. 그러므로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빨리 트렌드가 변화하고, 두 걸음 앞선 사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므로 학생들의 학습 욕구와 취업의 희망을 개별적으로 맞출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정의 개편과 변화를 통하여 특성화고의 미래를 우리가 먼저 예측해야 할 것이다.
/정명규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