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제2영흥대교' 신설 대신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위한 추진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2영흥대교 신설사업의 경우 경제성이 낮고 비용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대부도 북동삼거리(경기 안산시)에서 영흥면 외리(인천 옹진군)로 이어지는 17.9㎞ 구간(영흥대교 1㎞·선재대교 0.6㎞ 포함) 지방도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2영흥대교를 신설하는 것보다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사업의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게 인천시 내부 판단이다.

인천시가 제2영흥대교 건설 방안과 대안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은 2천8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됐다. BC(비용대비편익)값은 0.53으로 파악됐다. 일반 도로 구간은 인접 부지를 확보해 차로를 넓히고, 영흥대교와 선재대교 등 구간은 기존 교량 옆에 추가로 교량을 설치해 차로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인천시는 현재 '지방도'인 이 도로가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로 바뀔 수 있도록 정부의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반영을 추진하는 등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국지도로 변경되면, 도로 확장 공사비의 70%를 국가로부터 지원받는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그만큼 인천시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영흥대교 신설 방안은 총사업비가 5천8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BC값은 0.43으로 나왔다. 사업비는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보다 더 들어가는데, BC값은 오히려 떨어지는 셈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이 방안에 대해) 경기 안산시, 옹진군 등과 협의하고 있고, 특별한 이견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영흥도를 가려면 대부도를 거쳐 들어가야 하는데 대부도 구간에서 교통 체증이 심하다"며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이 체감 효과가 크고 현실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제2영흥대교 건설사업은 지난 2021년 인천시가 영흥도 인천에코랜드(인천시 자체 매립지)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 후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가 아닌 수도권 대체 매립지 확보에 나서면서 인천에코랜드 조성계획은 사실상 폐기됐지만, 제2영흥대교 건설은 민선 8기 공약에 포함돼 있다. 영흥도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가 공약의 목표다.

인천시는 관계 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2영흥대교 건설과 관련한 입장을 최종 정리할 계획이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