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피해희생자 합동추모제
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남광장에서 열린 '전세사기피해희생자 합동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5명의 얼굴없는 영정에 헌화를 하고 있다. 2023.6.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전세사기 피해자 5명의 영정이 올려진 탁자엔 이들을 추모하는 하얀 국화꽃이 놓여있었다. 추모제에 참여한 피해자들과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숨진 피해자들의 넋을 기렸다.
미추홀구 주안역서 네 번째 피해자 추모제
40대 남성, 1년 전 처음 경매 안내문 받아
4월 14일·17일 숨진 피해자 49재도 진행
대책위 "특별법 사각지대 없도록 논의해야"
3일 오후 7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남광장에서 속칭 '건축왕'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숨진 네 번째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의 피해자인 40대 남성 A씨가 미추홀구의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세사기·깡통전세 전국 피해대책위원회(전국 대책위)는 지난 4월 14일, 17일 숨진 피해자들의 49재도 함께 기리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추모 묵념, 추모사 낭독, 추모공연, 헌화 등이 이어졌다.

추모사를 맡은 박순남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네 번째 고인은 우리 아파트에 사는 이웃 주민이었다. 지난해 5월 처음 경매 안내문 받았고 벌써 1년이 지났고, 우리 아파트에선 이미 20가구가 경매 중지 전에 길거리로 쫓겨났다. 고인이 숨지기 일주일 전에 대책위 활동을 함께하자고 문 앞에 쪽지를 붙였는데 봤는지 모르겠다. 너무 자책감이 든다"며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전세사기피해희생자 합동추모제
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역 남광장에서 열린 '전세사기피해희생자 합동추모제'에 참석한 전세사기피해자의 옷에 공범과 주범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귀가 쓰여있다. 2023.6.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어 "전세보증금이 얼마든 피해자 대부분이 은행 빚인 피해자들 사기 피해 이후 은행에 저당 잡힌 인생이 됐다. 빚이 없더라도 자신의 전 재산을 잃었기에 그 미래는 은행빚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절망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전국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20·30대가 미래를 계획하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며 살아야 할 40·50대가 좌절하지 않도록, 어르신들이 노년에 힘들지 않도록 정부가 도와야 하지만 지금의 특별법으론 부족하다. 특별법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회수할 방법을 논의하고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