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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극예술연구회 창립 50주년 기념 공연 '혈맥'의 한 장면. /인하극예술연구회 제공

연극을 사랑하는 인하대 학생의 모임인 인하극예술연구회가 창립 50주년 기념 공연을 개최한다.

인하극예술연구회(이하 인하극회)는 50주년 기념동문 공연 '혈맥'을 7일부터 10일까지 인천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무대에 올린다.

인하극회 50주년 기념 공연작 '혈맥'의 원작은 극작가 김영수(1911~1977)의 마지막 희곡이다. 작품은 1947년 여름 어느 날 서울 성북동 산비탈 아래 방공호에서 일어나는 사흘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다. 혼란스러운 해방공간 속에서 좌우 이념대립이 아닌 그저 굶어 죽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극빈층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이번 작품은 인하극회로 활동한 인하대 졸업 동문이 만든다. 1기부터 45기까지 100여명의 동문이 배우와 스태프, 기획, 드라마투르기, 연출, 후원 등의 역할로 이번 작품에 의기투합했다.

인하대 학생 연극 모임 창립 50주년
7~10일 부평아트센터 '혈맥' 무대에
1기~45기 졸업생 100여명 의기투합


인하극회는 1973년 창립했다. 인하극예술연구회 1기인 '73학번' 1학년 10여명을 주축으로 '0.5기'로 불리는 다른 학년 재학생 3~4명이 함께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저 연극이 좋아 시작된 모임으로 학생들의 지도는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연극배우 고(故) 정진이 도움을 줬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공연'을 가졌다.

올해까지 84회동안 이어지고 있다. 1985년 제10회 대학연극제에서 작품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우수상을 받았고, 1997년 제20회 대학연극제에서는 창작극 '낙선재의 꿈'으로 금상과 희곡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일부 동문은 학교에서 쌓은 연극 경험을 살려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7기 오현창 동문은 MBC에서 PD로 활약했고, 김태문(21기) 동문은 뮤지컬 배우로, 김태범(20기)·박상현(24기)·이주희(31기) 등은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드라마트루기로 이번 공연에 참여한 12기 최광석 동문은 "어느 선배의 지적처럼 50주년 기념 공연이 화학적으로 승화하지 못하고 물리적 반응에 그친 건 아닌지 자꾸 되돌아보게 한다"면서도 "산전수전 다 치른 노련함에 젊은 피의 뜨거움을 더했다. 우리에겐 반세기를 지나온 은근과 끈기의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에는 오후 3시에 공연이 열린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