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밀가루값, 올해는 설탕값이 오르네요. 가격을 안 올리고는 버틸 수가 없어요."
올해 들어 설탕 가격이 5개월째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밀가루와 커피 원두 가격 등이 지난해부터 오른 가운데 설탕값까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6일 통계청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 소비자물가지수는 122.30(2020년 100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 물가지수는 올해 1월 13.0%가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매달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설탕 소매가격도 값이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인천에서 판매되는 설탕 소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1㎏당 2천5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1천960원보다 27.6% 오른 가격이다.
설탕값이 폭등한 이유는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국가들의 작황이 기후위기 영향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설탕 최대 생산국인 인도는 수출 제한 정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설탕 물가지수 매달 10% 이상 ↑
소매가격도 작년보다 27.6% 올라
빵집·카페 등 도미노 인상 불가피
이로인해 설탕 사용량이 많은 제과점이나 카페 점주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거리 인근에서 수제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도매로 들여오는 설탕값이 매달 뛰고 있어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가게는 한 달에 20㎏ 설탕을 20~30포대 정도 쓰는데, 올해 들어 가격이 오르면서 설탕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만 10만원 가량 늘었다고 한다. 그는 "10만원이 큰돈이 아닌 것 같지만, 설탕 외에 다른 재룟값도 많이 올랐다"며 "작년에도 밀가루 가격이 많이 뛰어 케이크 가격을 올렸는데, 설탕까지 오른 이상 올리지 않고 버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구월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B씨도 "커피 원두 가격이 지난해 40% 가까이 인상됐는데 커피 제조에 필요한 설탕이나 시럽 등의 가격도 올랐다"며 "원두를 납품하는 거래처에서 물류비도 올린 탓에 나가는 비용만 계속 늘어난다"고 했다.
설탕 가격은 당분간 고공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설탕 가격지수는 4월보다 5.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