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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은 지역사회부(남양주) 차장
"차를 중간에 버리고 집에 걸어갔어요. 현타(실제 상황을 깨닫는 시간) 엄청 오네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연휴가 무서운 남양주 화도읍 주민들의 이야기다. 남양주시가 설치한 서울~춘천고속도로 화도IC 신규 진입로가 개통 8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병목현상을 겪으며 실효성 논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화도IC 진입로 설치 사업은 서울~춘천고속도로 진입로 1차로를 비롯해 하이패스 등 영업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화도읍 창현리 일원 '창현교차로'의 극심한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자 2018년 12월 추진됐다. 시는 관리 주체인 서울춘천고속도로(주)와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면서 인허가 및 사업비 38억원을 부담, 착공 9개월 만에 진입로를 준공했다.

하지만 38억원의 사업비가 무색하게도 창현교차로 일대 2~3㎞는 오히려 교통이 악화되면서 주민들의 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즐거워야 할 주말과 연휴엔 교통정체가 악화되는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차를 버리고 왔다", "강제 '집콕' 중", "남양주를 떠나고 싶다" 등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를 위안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강원도 등 유명 관광지로 향하는 수도권 차량의 경유지로 주민들에겐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걱정이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으로 전환된 올여름은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응급상황 시엔 마비된 도로 위 구호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초 화도IC 진입로 문제는 '병목현상 악화'를 우려한 반대 주민과 '강행해야 한다'는 찬성 주민 등 사업 초기부터 민민 갈등이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불편과 막막함으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인데 "현재로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당국의 대응을 들으면 그 상실의 무게는 얼마나 더 커질까? 역대급 교통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이번 휴가철을 앞두고 주민들의 불편 해소와 갈등 봉합을 위한 남양주시의 긴급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은 지역사회부(남양주) 차장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