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토지 개발 수반돼 의무적 실시
국토 효율적 관리위한 필수적 요소
지적재조사 사업 국민재산권 보호
당신에게 땅이 330㎡ 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무엇을 할 예정인가? 토지가 존재하는 곳이 어디인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유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토지에 무언가를 채워 넣어야 한다는 본질은 같다. 현대 사회에서는 토지가 넓지 않아도 고층의 건물을 지을 수 있고 그 안에서 얼마든지 많은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을 것만 같던 임야에 어느 순간 카페가 자리 잡은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을 누가 찾아올까 싶지만 아름답게 단장된 카페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토지의 규모와 위치보다 용도와 가치가 가지는 의미가 더욱 중요한 시대이다. 이러한 토지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위해 가장 처음 맞이하게 되는 과정이 바로 지적측량이다. 지적측량은 내 토지의 본질을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건강검진에서 키와 몸무게를 재는 것과도 같다. 내 토지의 크기, 위치, 적합한 용도, 규제사항, 개발가능성, 영역한계 지점인 경계까지…. 내 토지를 활용하기 위해 객관적인 내 토지의 상황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지적측량을 통해 지적도나 임야도에 등록된 토지의 정보를 실세계에 구현하고, 토지활용의 한계를 지상에 경계점으로 표시하고 확인할 수 있다. 내 땅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주변 토지와 경계 침범에 대한 분쟁 소지를 없앤다는 점에서 지적측량은 효율적인 토지 관리와 개발의 '첫 단추'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개인주택의 시공을 비롯해 도로 및 하천 개설, 신도시 택지조성까지 모든 토지의 개발에는 지적측량이 수반되는데, 이때 지적측량을 누락하거나 법에서 정한 지적측량수행자가 실시하지 않아 현장과 설계 불일치에 따른 부실시공으로 재시공 및 민원발생 논란도 종종 접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 재난예방 지원
무한한 가치의 가능성 확인 어떨지
이제 지적측량은 토지의 개발뿐만 아니라 국토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지적재조사 사업은 100년 전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종이 지적도를 디지털화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적측량을 기반으로 실시된다. 이를 통해 잘못된 지적 정보를 바로잡고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경계 조정으로 토지이용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현실 세계를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 역시 지적측량을 통해 수집된 공간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현실과 동일한 지형, 교통정보, 지하 등 각종 시설물의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통해 화재, 침수와 같은 재난을 시뮬레이션하고 여러 정책의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독일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괴테가 남긴 명언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는 끼울 구멍이 없다'를 인용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토지의 소유보다 효율적인 관리를 통한 가치상승이 필수인 시대이다. 그 첫 시작이 되는 지적측량을 통해 토지의 안녕과 무한한 가치의 가능성을 한 번 확인해봄이 어떨까!
/윤한필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