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가 골목 등 이면도로에 주정차된 차량이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주민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차선과 도보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의 경우 주정차 단속 근거가 모호해 관할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올해 3월까지 이면도로에서 통행 방해 등을 하는 차량의 주정차 단속을 위해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령을 개선하라고 국토교통부, 법무부, 경찰청과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에 지난해 2월28일 권고했다.
이면도로는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포함되지 않아 주민들이 주정차 관련 민원을 제기해도 단속 주체인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차량 이동 조치나 과태료 부과 등을 하기 어렵다. 권익위가 이 같은 권고에 나선 이유다.
구도심 주택가 등 관련 민원 속출
차선-도보 구분 안돼 단속근거 모호
타 지자체는 주민 불편 해소 적극적
하지만 인천만 하더라도 10개 군·구 가운데 이 권고에 따라 조례 등을 개정한 곳은 단 1곳도 없다. 상위법이 개정되지 않아서다. 특히 주택가 골목길은 사유지이면서 이면도로인 경우가 많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도심 일대 주택가에선 주정차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주민 A(76)씨는 "차량 운전자가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 시야가 가려져 지나가는 어린이나 노인을 칠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끼리 차를 빼라고 소리를 지르고 다툼까지 벌이는데 구청이 나와서 단속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면도로라고 해서 단속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서울 광진구청은 이면도로에 주정차해 '교통 소통'을 방해하고 있는 차량에 대해 차주에게 문자메시지를 남기는 방식 등으로 단속(과태료 부과 또는 차량 견인)을 예고하고, 10분 뒤에 단속하고 있다.
광진구청 교통지도과 관계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구도심 특성상 강력하게 모든 이면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주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 "좁은 길 관련법 개정 필요"
김정화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이면도로 주정차 문제는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화재 등 응급 상황의 신속한 대처를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며 "양방향 통행이 불가능한 좁은 이면도로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면도로 내 주정차 단속 권고와 관련해 권익위 관계자는 "강제성이 없다 보니 권고사항을 이행한 지자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지자체에 관련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