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이렇게 수학을 공부해서 어디에 쓸까'란 생각을 해본 적 있다. 매력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성적을 위해 등 떠밀리듯 옆에 두었던 수학에 골치 아파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학이 사실은 단순한 숫자와 공식이 아닌 인류의 사고가 켜켜이 쌓인, 창조적이고 철학적인 학문이라고 한다면 어떨까.
수학에 대한 깊은 오해를 풀고, 세상을 좀 더 흥미롭고 논리적으로 바라보게 해 줄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수학 평전┃김정희 지음. 시공사 펴냄. 288쪽. 1만8천원
뼈에 눈금 새기던 원시인부터 시작해
문명의 발전 가속시켰던 사건들 담아
책은 숫자를 세기 위해 원시인이 뼈에 새긴 눈금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중국 등지에서는 기하학이 싹텄고, 인더스문명에서는 수와 셈법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수학이 자연의 질서를 파악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책은 인류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뛰어난 수학자들이 어떻게 해서 그와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는지 과정을 살핀다. 수학자들의 뛰어난 발견이 천문학과 물리학 등의 다른 학문 분야에 적용돼 문명의 발전을 가속 시키는 역사적 사건들은 흥미진진하게 다가오게 한다.
그러면서 컴퓨터와 계산기가 수십 조 단위까지 빠르게 계산해주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수학은 유용하며, 세상의 모든 현상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모든 생각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 수학자가 들려주는 진짜 논리 이야기┃송용진 지음. 다산초당 펴냄. 316쪽. 1만8천원
학생들 가르치며 '논리문화' 취약 발견
대중적 접근… 우리 사회 균형점 제시
저자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논리적 사고에 유난히 약하다는 사실을 실감했고, 그 이유가 논리와 친숙해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책은 수학자의 장점을 살린 진짜 논리학이자 어렵지 않게 '논리와 관련된 유익한 지식'을 얻어 논리와 친해질 수 있도록 한 대중적인 논리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기 위한 진짜 논리에 대해 말하며, 논리 문화에 취약한 우리 사회에 균형점을 제시한다.
논리가 중시되지 않는 우리나라 문화 이야기로 시작해 고대 그리스와 아라비아로부터 이어져 오는 수학과 논리학의 역사, 논리적 사고법의 기초, 칸토어·비트겐슈타인·타르스키 등 당대 최고의 천재들이 이룬 현대 논리학과 분석철학의 발달과정과 의미가 책 속에 펼쳐진다.
또 수학에서 사용하는 기초 개념과 기호, 수학적 귀납법 등을 설명하고, 이러한 개념들이 명제와 논증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소개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