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체는 모세혈관 덩어리로 이루어진 조직으로 신장에서 혈액을 여과하는 기본 단위이며, 신장 한쪽당 약 100만 개씩 모두 200만 개가 있다. 우리 몸을 순환하는 혈액에 과도한 수분이나 노폐물이 쌓여 있을 때 이를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사구체신염'이다. 사구체신염이 오래 지속될 경우 만성적으로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경우 사구체신염의 증상은 경미하거나 비특이적이어서 지나치기 쉬운데, 사구체가 손상되었을 때 몸이 보내는 대표적인 이상 신호 중 하나가 소변 양상의 변화이다. 일반적으로 소변의 색은 노란색인데 노란색이 아닌 다른 색의 소변이 나왔다면 의심해야 한다.
정상적으로는 사구체에서 걸러져야 하는 적혈구 또는 단백질이 소변을 통해 많이 배설될 경우 콜라와 비슷한 갈색을 띠는 혈뇨, 혹은 거품이 많은 단백뇨가 나올 수 있다. 또 아침에 눈 주변이 붓고, 저녁에는 다리나 발목이 붓는 부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염·유전 등 특별 원인 없어도 발병 가능성
아침 눈 주변 붓고 저녁 다리·발목 부종 증상
사구체신염은 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 잘못된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며 당뇨나 고혈압, 감염, 독성물질, 유전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발병할 수 있다.
사구체신염의 치료는 발생 원인과 중증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주로 단백뇨 감소를 위해 항고혈압약제를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 제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사구체신염에 고혈압이 동반되면 만성신부전으로 악화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철저한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
또 사구체신염 환자가 흡연을 할 경우 신장기능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고, 동맥경화증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구체신염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 자체가 사구체신염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사구체신염의 치료를 위한 약제가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사구체신염의 예방을 위해 혹은 신장의 건강을 위한 특별한 약이나 관리방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저염식을 유지하기 힘들다면 국물이 있는 음식의 경우 건더기만 섭취하고, 국물이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사구체신염은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이고, 혈뇨 및 단백뇨도 소변검사를 통해 관찰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사구체신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신부전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치료를 하더라도 신장 기능을 정상 수준까지는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결국에는 투석이나 이식 등의 방법으로 신장기능을 대체해야 한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소변의 이상 소견을 확인하고, 사구체신염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망설이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