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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돈 대한노인회 사무국장
공직을 막 시작한때 저녁자리에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하늘 같은 선배가 "너도 언젠가 정년은 다가온다. 열심히 일해라"라고 말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나 생각했다. 그러나 그 말은 여지없이 맞아 떨어졌다. 30년이 넘는 세월이 훌쩍 지나고 나도 정년퇴직을 할 줄이야 꿈에도 몰랐고 곰곰이 생각하면 선배의 말이 맞았다. 그 선배가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참 보고 싶다.

군대를 제대하고 무엇을 해야 하나 방황하면서 우연히 경기도청을 지나다 게시판에 9급 공무원 모집공고를 보았다. '그래 떨어지더라도 한번 시험을 보자'하고 한 달을 밤새워 공부한 끝에 기적같이 합격했다. 모르는 문제를 찍은 것이 운 좋게 맞은 것이라 생각하며 내 평생 운이 한번 따른 것 같아 지금까지도 기분이 참 좋다.

관선 시절 동서기로 발령받아 '쫄따구'로 정신없이 일할 때 당시 허섭 수원시장님은 뵙기조차 어렵고 하늘같이 그리고 대통령보다도 더 높은 분인 줄 알았는데 그분이 다른 부처로 전근을 가고 한참 후에야 옛 시흥군 군자면 성곡리 우리 옆 동네가 그분의 고향인 줄 알았다. 진작에 알았으면 "저는 군자면 원시리가 고향이에요.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라도 해볼 것을 말단이라 순진도 했다.  


경계 붙어 구석구석 너무 잘 알아
발전 빠를 것이고 애향심 남달라


그 후 어느 정도 공직에 적응할 때 또 한 명의 시장님을 모시게 되는데 이상용 수원시장님이었다. 이분도 군자면 소재지 출신으로 오일장이 열리는 도일이 고향이다. 모교 군자중학교를 가려면 꼭 도일을 지나야 한다. 인자한 성품에 결재가 끝나면 "수고했다"고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다. 그 시절도 순진했는지 용기가 없었는지 옆 동네라고 말을 못하고 민선 시장 출마한다고 보따리 싸는 마지막 날 찾아가 "저는 군자면 원시리가 고향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무척 혼났다. "이런 촌놈 같으니 진작에 말을 했어야지." 지금도 그때 힘주어 말씀하신 그 뜻을 모르겠다.

위 두 분의 시장님은 군자초등학교 출신이고 그 후 지역이 넓어져 분교가 돼 나는 풍곡초등학교를 다녔다. 풍곡초 출신 중에서 작년 지방선거에서 두 명의 민선시장이 배출됐다. 정명근 화성시장과 이민근 안산시장이 그 주인공이다. '사랑' 그리고 '무한봉사'를 외쳐 시민들에게 선택받았다.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한곳을 향해 같이 함께 바라보는 것이며 봉사는 비가 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비를 맞는 것이 참 봉사이며 배려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내 삶을 바꾸는 희망화성' 만들기에, 이민근 안산시장은 '시민과 함께 자유로운 혁신도시 안산' 만들기에 각각 시정철학을 담았다. 시골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왔으며 나 역시 대선배다.

화성과 안산은 경계가 붙어 있으며 두 시장은 지역을 구석구석 너무 잘 알아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애향심 또한 남다르다. 이미 지역에서는 성실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고 지난 선거에 당선됐을 때 '학교의 영광, 지역의 자랑' 지금도 벅찬 가슴이 먹먹하다.

'해양도시' 닮은꼴 두 지자체
시민과 지혜 모을때 박수 나와
공약·정책 실천 드라이브 걸어야

시간은 두루마리 화장지와 같다고 한다. 갈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벌써 당선된 지 1년이 지나가고 있으며 성과도 내고 있고 공약실천에 매진, 고군분투하는 두 시장의 모습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행복은 절대 찾아오지 않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우리는 이전에 하지 않았던 무엇인가를 해야 하고 생각을 바꾸고 태도 행동 모두 바꾸면 행복의 시작인 것이다.

두 지자체는 닮은꼴이 많다. 바다와 접해 있어 해양도시로 세계 속으로 쭉쭉 뻗어 가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취임 2년 차에는 공약과 정책실천에 드라이브를 걸어 박차를 가해야 한다. 월리엄 제임스는 '지혜란 무엇을 간과해야 하는지를 아는 기술'이라고 했다. 성실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지혜를 모을 때 박수가 나오고 화성·안산의 발전은 무한 진행형이 될 것이다.

/김영돈 대한노인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