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체 '짬짬이' 대표 안인숙(58)씨는 2019년부터 홀몸 어르신을 위해 옷을 만들어 기부하고 있다. 안씨는 무더운 여름에도 전기요금이 걱정돼 선풍기도 틀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들 위해 인견 원단을 구매해 여름용 파자마 10장을 달마다 손수 만들었다.
10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지인들과 바느질 모임을 해온 안씨는 자신의 재능으로 이웃에게 봉사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봉사단체 '짬짬이'를 만들었다. 짬짬이라는 이름은 '짬이 나는 대로 재능 기부와 봉사를 하자'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짬짬이라는 이름처럼 마을의 통장들, 주민 동아리 '주부9단', 미추홀종합복지관의 누리봉사단 등 회원들은 틈이 날 때마다 재능 기부를 하러 작업실로 모인다.
짬짬이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8월에 필터를 교체해 재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만들어 다문화가정에 기부했다. 안씨는 "커다란 원단을 마스크 크기만큼 작게 잘라 꼼꼼하게 바느질하는 작업이 고됐지만, 다 만들어진 마스크를 기부할 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주안동에 위치한 짬짬이 작업실엔 2021년부터 미추홀구 공유 냉장고 1호도 운영 중이다. 안씨는 "어릴 적 마을에서 떡을 하면 옆집과 나눠 먹던 추억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재료를 함께 나누면 좋겠다"고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주부9단·누리봉사단 모여 재능기부
폐우산 방수원단으로 앞치마 등 제작
"벼룩시장 수익 옷감구매에 보탤 것"
최근 안씨는 폐우산 원단을 활용해 앞치마, 장바구니, 방석 등을 제작하고 있다. 석바위시장과 인천종합사회복지관 등엔 짬짬이를 위한 폐우산수거함이 설치됐다. 안씨의 남편 이해달(63) 씨가 폐우산을 작업실에 싣고 와 부러진 우산 살과 원단을 분리해 놓으면, 안씨는 우산 원단을 이용해 디자인 작업을 한다.
그는 "쓰레기를 줄일 방법으로 우산에 사용된 방수 원단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짬짬이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0일 미추홀구에서 열린 자원봉사자 재능나눔 축제에 참석한 안씨는 벼룩시장에서 폐우산으로 만든 제작 상품을 처음으로 판매했다. 그는 앞으로도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해 취약계층에 기부할 옷을 만들 때 필요한 원단을 구매하는데 보탤 생각이다.
안씨는 "원단 기부, 재능 기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짬짬이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