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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화성시 한 시멘트 공장 인근에 레미콘 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시멘트 가격이 2년 사이 4차례나 인상되면서 인천지역 건설·레미콘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지역 내 전문건설업체들은 설 곳이 없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인천의 한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는 최근 시멘트 가격이 또 오르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이 다음 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14%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2년 전만 해도 t당 7만원 안팎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현재 10만원을 넘어섰는데,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면서 12만원까지 오를 예정이다.

업체 대표 A씨는 "서울이나 경기도 등 다른 지역의 중대형 업체들이 인천으로 와서 공사하는 일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며 "공사를 따내려면 단가를 낮춰 들어가야 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자재인 시멘트 값이 계속 오르니 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공사도 예년보다 줄어 민간공사로 수주가 몰린 것도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주요 업체들 내달부터 14%↑ 부담
산업용 전기요금 2차례 올라 불가피


시멘트 업계가 가격을 올린 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것이다.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 비용의 20~25%를 차지하는데, 올해 1~2분기에 산업용 전기요금이 두 차례 올라 kwh당 22.1원이 인상됐다. 시멘트 업계가 레미콘업체 측에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전기료 인상 등의 요인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미콘 업계는 이 같은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인천지역의 한 레미콘업체 관계자 B씨는 "작년에 시멘트 값이 오른 건 원료로 쓰이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인데, 올해 들어 가격이 다시 하락해 시멘트 가격도 조정될 것으로 봤다"며 "올해 들어 유연탄 가격이 40% 가까이 하락한 것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원료 유연탄 40% 하락 미반영 지적
레미콘 업계 등 "부당해" 볼멘소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서 공개하는 광물 가격·전망지표를 보면, 14일 현재 유연탄 가격은 t당 109.76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탄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8월 당시 t당 246.99달러보다 55.6%가량 하락한 것이다.

B씨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시멘트 업체들도 인상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중재한다고 하니 우선 지켜봐야겠지만, 현장에서는 '너무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국내 시멘트 생산 기업 7곳과 간담회를 열고 가격 안정화를 요청했다. 이달 기준 전국의 시멘트 재고량이 97만t에 이르러 지난해와 같은 시멘트 수급 대란은 당장 없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가격 인상으로 주택 건설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비용을 조정해달라는 입장이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